[안유화 칼럼] 4차산업혁명시대 정부도 경쟁력 키우고 능동적으로 변해야

2019-07-0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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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 원장]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019년 하계 다보스포럼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连)에서 “리더쉽 4.0: 세계화의 새로운 시대의 성공”이라는 주제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세계화 4.0: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세계화 4.0: 중국은 세계화의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세계화 4.0: 신형 리더쉽 4.0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등 3 가지 핵심주제를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위 주제가 암시하듯 세계 각 국은 지금 미래의 복잡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는 아직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적 충돌이 확산되고 있고 무역과 투자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각 국은 이런 국면에서 벗어나고자 4차 산업혁명 중심의 혁신발전 개념을 제시하고, 경제구조 전환 및 신 성장엔진 구축을 시도하면서 미래를 위한 환경과 생태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과 물리적 기술 및 바이오 기술의 융합에 기반한 스마트화, 정보화 중심의 사회발전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및 양자통신 등 기술의 발전을 대표로 하고 있다. 이번 다보스 포럼이 제시한 10대 선진기술영역은 재활용 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 소셜로봇, 금속렌즈, IDPs 타켓약물, 협업 텔레프레즌스, 비료의 스마트화, 고급식품 추적 및 포장기술, 안전한 핵원자로, DNA 데이터 저장, 유틸리티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저장 등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경제체제와 사회구조에 큰 변화가 있었다. 약 1만년 전 인류는 동물들을 가축화시킴으로써 채집시대에서 농경시대로 진입하였고, 농업기술의 발전은 가축과 인력의 결합을 가속화함으로써 생산, 운수 및 교통의 발전을 가져왔다. 식량 생산량의 증가는 인구증가와 인구밀집면적의 확대를 촉진하였고 이로 인해 도시가 형성되고 도시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농업혁명 이후 18세기 후반에 발생한 일련의 산업혁명으로 인류의 인지 능력과 생산력은 크게 향상되었다. 오늘날 4차산업혁명은 다양한 과학기술 발전의 융합체이며, 바이오 기술, 재료과학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 등과 같은 여러 가지 기술이 전례 없는 급속한 발전을 이루면서 인간의 생활방식과 의사소통방식이 크게 변하고 전체 사회구조와 우리의 신분 및 기업과 민간, 정부의 역할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체 생산, 관리 및 거버넌스 시스템에 매우 광범위하고 심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모바일 디바이스 하나를 통해 전 세계 수입억 인구가 연결되고 빅데이터 저장 및 처리기능을 갖출 수 있을뿐더러 사람들에게 지식을 쉽게 엑세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례없는 무한한 가능성이 제공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2025년이 되면 역사상 최초로 교통신호등이 없는 인구 5만명을 넘는 스마트 도시가 나타날 것이다.

비록 대부분의 4차산업 기술영역이 아직 혁신의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인류는 이미 새로운 발전의 전환점에 있다. 어쩌면 현재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도전은 바로 우리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4차 산업혁명과 그 영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초연계.초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의 도래는 과거의 전통적인 생산과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며, 거의 모든 국가와 모든 산업의 생태계는 크게 변화될 것이며, 전체 생산체계, 관리 및 정부 통제 시스템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혁명은 막 시작되었고 우리의 삶의 방식, 일과 상호관계를 완전히 파괴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의 규모, 범위 및 복잡성은 인간이 이전에 경험한 모든 변화와 다르며, 그 누구도 어떻게 전개될지 분명하지 않아 예측하기 힘들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모든 사람들과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해 실시간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포괄적인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사회안전과 고용측면에서 4차산업혁명은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 그리하여 노동의 큰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자동화 기기가 인력을 대체함에 따라 자본수익과 노동수익 간의 격차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과거 수년 간 선진국과 한국,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머징 국가들에서 노동력의 GDP에 대한 공헌도가 대폭 하락했다. 신기술 발전은 고소득국가에서 대부분의 노동자 소득이 정체 혹은 하락하게 된 주요원인이다. 이는 고기술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저기술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중간 기능의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양 극에 있는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간소득수준의 인구의 공심화(空心化)가 이루어질 것이며, 기회의 불공평 등으로 불안한 사회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의 불평등 상황은 가속화 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빈곤인구가 감소한 국가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은행이 발표한 ‘2015년 세계부자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재산의 절반은 가장 부유한 1% 부자 층이 장악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상위 10%의  평균소득은 하위 10% 평균소득의 9배에 달한다. 현재 세계는 심각한 불평등을 겪고 있다. 불평등 문제가 커지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안전까지도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고도로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사람들은 더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성공하거나 희망이 없어지면 중요한 사회적 위협이 따르게 된다. 미시간 대 (University of Michigan)의 한 연구팀은 20-30년 전의 대학생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의 대학생들의 공감대가 40% 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측면에서 4차기술혁명은 GDP, 투자, 소비, 고용, 무역 및 물가 상승 등 세계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4차산업의 발전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며 새로운 산업도 부단히 나타날 것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직종 전환이나 실직은 이 불가피하다.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외부 개발자들에게 아이폰 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하면서 이를 통한 수익창출 효과는 100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이미 1세기 정도 앞선 영화산업보다 높은 수익규모이다.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들은 조직구조와 자원배분의 큰 변화를 가져온다. 기업의 평균수명도 과거의 60년에서 18년으로 줄고 기업의 시장지배지위 유지시간과 수익실현 시간도 점점 짧아지게 한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은 6년만에 매출액 10억달러를 달성하였고 구글은 이를 5년만에 실현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 리더는 자신과 기업의 지도층이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투자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지, 기업문화는 혁신과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지 등에 우선 순위를 두고 경영을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그 폭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따라서 시장 1위 기업이라 할 지라도 리더는 자신과 기업조직을 엄격하게 검토하고 신속하고 유연한 운영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미리 인지하고 하루빨리 능동적이고 개방된 자세로 바뀌어야 한다. 우선 정부는 국민들에게 보편적 가치와 문화에 기반하여 더욱더 민주적인 자세로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시대 신기술의 발전은 개인의 주장과 권리가 더욱더 존중 받는 사회로, 개인은 플랫폼을 통해 자기 목소리, 자기 생각, 자기 사업을 편하게 표현하거나 실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인과 정부의 관계는 더욱 긴밀하게 실시간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많은 경우 개인의 행위가 공권력의 감독관리체계를 회피해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된다. 반대로 정부의 입장에서 정부는 신기술을 활용하여 과거보다 더욱 편하게 실시간으로 군중을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정부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은 국민의 정책의사결정 참여이다. 신기술의 출연은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핵심지위가 점점 소실되게 할 것이며 의사결정권력의 상당부분이 국민들에게 재분배되어 점점 탈 중앙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다음, 정부 시스템의 기능과 공공기관의 적응력은 그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를 받아 들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고 자신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고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들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정부가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진화 할 수 없다면 그들은 많은 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이것은 규제 분야에서 특히 그럴 것이다. 현재의 공공정책 체제와 의사결정은 제2차 공업혁명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정책 입안자는 적절한 규칙과 규정을 연구하고 대응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프로세스는 선형 및 기계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엄격한 하향식 접근 방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더 이상 실현 가능하지 않다. 4차 산업 혁명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입법과 감독규제기관은 전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대다수의 경우 대처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혁신과 기술 발전을 촉진 할 때 소비자와 대중의 이익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유연한' 정부를 수용함으로써 민간 부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및 비즈니스를 운영하듯이 규제 당국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철저하게 자신을 변화시켜 그들이 감독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규제 당국은 기업 및 시민 사회와 실시간으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지능을 측정하는 표준은 변하는 능력이다’라고 말했듯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함에 있어서 정부가 보여주어야 할 가장 스마트한 정책은 바로 우선 정부가 변하는 자세이다. 공권력보다 민권이 더욱 보장되고 강화되어야 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안유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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