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25위에 불과한 한국 테니스 유망주 권순우(22)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 파운드·약 557억3000만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랭킹 9위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상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권순우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하차노프에게 1-3(6-7<6-8> 4-6 6-4 5-7)으로 석패했다.
키 198㎝의 장신인 하차노프는 18㎝나 작은 180㎝의 권순우보다 세계랭킹이 116계단이나 높은 어려운 상대였다. 하차노프는 지난해 윔블던 16강, 올해 프랑스오픈 8강의 성적을 낸 반면, 권순우는 이번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인 ‘무명’의 선수였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권순우는 경기 초반부터 하차노프를 긴장시켰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권순우는 서브 최고 시속 212㎞를 찍어 209㎞의 하차노프보다 오히려 더 빠른 서브를 선보였다.
1세트 상대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2-0으로 출발해 타이브레이크까지 펼쳤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6-5로 앞서며 세트 포인트까지 잡았으나 아쉽게 연달아 3실점 해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게임 스코어 1-1에서 뺏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끝내 만회하지 못해 4-6으로 져 세트 스코어 0-2로 밀렸다.
권순우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세트에서 다시 게임 스코어 2-0으로 리드를 잡은 권순우는 하차노프에게 다시 내리 게임을 내줘 2-2 동점을 허용했으나 5-4로 앞선 상황에서 듀스 끝에 승리를 따내 4세트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권순우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본선 무대에서 승리를 따낸 세트였다.
권순우는 4세트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게임 스코어 5-5까지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자신의 서브 게임을 빼앗기며 결국 3시간 7분의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