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여는 안종대 작가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저한테는 국경이 없다"며 "동양과 서양, 두 세계의 장점을 적절히 취한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우리나라와 프랑스를 오가며 오브제(생활에 쓰이는 갖가지 물건들을 작품에 그대로 이용한 것)를 활용한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하고 있다. 안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평면작품 20점, 설치작품 3점을 선보였다.
그는 "우리나라가 그렇게 아름다운 나라인지 몰랐다. 프랑스에 살면 살수록 굉장히 자랑스럽다"며 "살수록 내 근본을 알게 된다. 그들에 없는 것이 내게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고 밝혔다.
안 작가는 "우리나라의 문화가 세계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서구적인 논리와 방법으로 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서양 사람들이 못 보는 것을 본다는 소리를 받는데 그걸 거기서 배운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작가는 "동서양의 각각의 장점을 이용하고 양쪽을 넘나들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서양 사람들이 내 작품에서 동양적인 정신철학이 느껴진다는데 의식한 것이 아니고 배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 때 다른 친구들이 아무리 나와 똑같이 해도 다르다고 하는데 어떤 친구는 내가 젓가락질을 해서 그렇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식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작가는 천, 종이, 쇠, 나무, 말린 식물 등의 오브제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러운 풍화에 노출시키면서 그 변화를 작업으로 선보인다. 그는 오랜 시간 ‘실상’이라는 주제를 다뤄오면서 기다림의 시간과 변화들을 표현하고 있다.
안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재능을 보여주기보다는 테크닉을 감추고 철학을 남겨야 한다”며 “자연에의 개입은 최소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술학교를 끝나고 회화전이 성공했지만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캔버스 천들에 물을 뿌리면서 아름다움이 뭔지 깨달았다"며 "물자국, 녹자국 등을 보면서 무엇이 정답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