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中 청산강철 투자 MOU說에 "결정된 바 없다"

2019-06-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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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중국 철강 제조사, 부산시에 투자의향서 제출···국내 철강업계-포항시 반발 확산

사진은 지난 2013년 7월 완공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4제강 공장 모습. [사진=포항제철소 제공]

부산시가 중국 철강 제조사의 투자 유치와 관련, 국내 철강업체와 다른 지자체로부터 큰 반발에 부딪히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계 1위 스테인리스스틸(STS) 원자재 제조사인 중국 청산강철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아놓은 상태에서 투자 승인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한 내부 승인 얘기까지 흘러나오자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중국의 청산강철 그룹은 지난 5월27일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의 한국 신설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청산강철은 국내 기업인 '길산스틸'과 각각 지분 50%씩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부산시에 합작법인((GTS)을 설립하고 연간 60만 톤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냉연공장을 올해 하반기 미음산단에 짓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길산스틸은 대전·충청지역 대표적 향토기업인 길산그룹의 자회사다.

연간 60만톤 생산량은 내수시장 규모의 57%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로, 청산강철은 18만톤은 내수 시장용, 나머지 42만톤은 수출용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지 사흘 뒤인 5월30일 한국철강협회와 국내 스테인리스업계는 정식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신규투자 유치에 따른 고용창출(500명)보다 기존 국내 동종업계(총고용 인원 약 5000명) 가동 중단에 따른 대규모 실직 타격이 크다"라며 "국내 스테인리스 업체 고사 시 수소경제의 핵심 분야인 수소자동차 연료전지용 첨단 스테인리스강 소재 개발 등 미래 산업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제철도시로 꼽히는 포항시 또한 부산시에 사업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재동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경북동부경영자협회, 한국노총 포항지역본부, 전국금속노조 포항지회, 포스코 노동조합 대표 등은 지난 10일 포항시청에서 공공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대의 중국 철강업체 국내 진출에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당초 "청산강철의 투자로 지역에 1만명 이상 직ㆍ간접 고용 효과가 유발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에 기대를 걸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부산시는 철강업체와 포항시의 이같은 강한 반발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필요성' '당위성'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부산시 투자통상과 박설연 투자유치팀장은 "시청 밖에서 집회를 여는 철강업계 노조원을 포함해 여러 우려에 대한 각계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로, 어떠한 사항도 결정한 것은 없다"며 "특히 MOU 승인 같은 얘기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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