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 글로벌 거시전략팀은 이날 투자노트에서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보류됐는지 몰라도, 무역긴장이 향후 더 고조돼 주식에서 채권, 상품(원자재)에 이르는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경제보다 정치에 더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씨티그룹이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에 이를 때까지 이른바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전략을 밀어붙이는 것이다. 아직 추가 관세를 물리지 않은 중국산 제품에 25%의 폭탄관세를 물리는 동시에 수입차 추가 관세로 유럽, 일본과도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은 이 과정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S&P500지수가 2350선으로 지난 4월 고점 대비 20% 추락해 완전한 약세장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은 1.50%로, 어쩌면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3월 2.75%까지 올랐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2.15%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선물가격은 2013년 이후 최고인 온스당 16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말 온스당 1270달러 선이던 금 값은 최근 1330달러 선으로 뛰었다.
씨티그룹은 그나마 더 나은 시나리오로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경우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 선에 이를 것으로 봤다. 금 값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온스당 150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긍정적인 세 번째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따로 만나 무역협상을 타결짓는 것이다. 이때는 글로벌 증시, 특히 신흥국 증시가 급등하고 국채 금리도 상승하겠지만 금과 달러 값은 하락할 것으로 씨티그룹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