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건물주가 갑질한다’는 말만으로는 모욕죄 안돼...

2019-06-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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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하고 무례하지만 사회적 평가저하 되진 않아

‘갑질’이라는 표현이 무례하거나 불쾌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 평가를 낮추는 말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모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박 모(5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은 “갑질이라는 표현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다소 무례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피고인인 박씨는 대구 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건물주와 갈등을 빚게 되자 건물주를 비난하는 전단지를 만들어 5개월 동안 배포했다. 이에 화가난 건물주는 ‘건물주 갑질에 화난 원장’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박씨를 모욕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갑질’이라는 표현이 과연 모욕적 언사이냐 하는 점이었다. 1심은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경멸적 표현은 아니다’라며 모욕이 아니라고 봤지만 2심은 모욕죄가 된다고 봤다.

2심 법원은 "갑질은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 하는 부당한 행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라며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항소심 재판부가 형법상 모욕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라며 사건을 되돌려 보내면서 박씨는 다시 열릴 2심(파기후 항소심) 판단에 따라 무죄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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