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면세점 빠진 63빌딩...‘e스포츠·VR’ 성지 되나

2019-06-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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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1000억원 손실 끝에 오는 9월까지만 영업 후 철수

한화, 시설 활용 고심…내년 갤러리아 광교점 등 백화점 집중

한화 갤러리아면세점63 야경 [사진=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사업 자진 철수’를 선언하면서, 면세점이 빠진 63빌딩에 어떤 후속 사업장이 들어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까지만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내년 말 예정된 면세 특허만료 기간보다 1년 반가량 앞당긴 조치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관광객수 감소, 시내면세점 수 증가 등을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실제 적자 폭이 상당했다. 2015년 오픈 이후 4년여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9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영업종료 이후 별도로 다른 지역에 추가로 특허권 입찰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미 제주공항점 특허를 한차례 포기한 이후 63빌딩점까지 내놓은 터라, 앞으로 면세사업에 다시는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을 철수한 9월 이후 해당 입지에 아예 새로운 사업장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63빌딩 내 갤러리아면세점은 지하 1층과 63빌딩 별관 1∼3층까지 총 4개층, 1만72㎡ 규모다. 면세점 리뉴얼 이전에는 영화관, 회의장, 방문객을 위한 상업시설 등으로 활용됐었다.

여의도 대로변과 맞물려 있어 오가는 행인과 차량의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63빌딩의 입지가 외진 편이라 대중교통은 물론 차량 진입이 여의치 않다. 갤러리아면세점 임직원들조차 매일 출퇴근 불편을 호소하자, 회사 측이 인근 지하철역에서 왕복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면세점과 유사한 쇼핑몰로 활용될 가능성은 낮다.

가장 유력한 설은 e스포츠(게임) 관련 시설이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63빌딩의 소유주인 한화생명이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팀’을 창단한 점도 한몫을 한다. 면세점이 빠진 자리에 프로팀 선수들의 연습장과 경기장, 일반인을 위한 게임장 등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도 질병’이라고 규정한 만큼, 대기업이 e스포츠를 권장하는 듯한 분위기는 한화그룹으로선 부담이다.

유통업계는 최근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스테이션을 활용한 시설이 인기인 만큼, 큰 리뉴얼 작업이 필요치 않은 실내 VR 레저스포츠 시설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의도 한강둔치 일대가 사시사철 레저스포츠인들로 붐비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63빌딩의 임대비가 워낙 높은 터라, 대대적으로 오피스로 리뉴얼 해 한화그룹 계열사를 추가로 입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현재로선 향후 시설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면서 “영업이 종료되는 9월께 구체적인 사후 활용방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사업 철수를 기점으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재무건전성을 회복시킬 방침이다. 직면한 최대 과제는 2020년 초 오픈이 예정된 갤러리아 광교점 매출 증대다. 한화갤러리아는 광교점 오픈을 최대 분기점으로 삼아, 2022년까지 전사 매출 4조원 달성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의 식품관 리뉴얼 오픈, 프리미엄 콘텐츠와 VIP 고객 자산을 활용한 ‘스트릿 플랫폼’ 론칭, 2020년 새로운 독점 글로벌 패션브랜드 론칭 등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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