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SWOT 분석 2] 현대차그룹, 글로벌 車시장 둔화 속 미래차 경쟁력 확보 과제

2019-05-19 16:52
  • 글자크기 설정

신흥국 전력 인프라 확충 ‘우호적’…지속되는 노사대립은 불안요인

◆ 공정거래위원회가 15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의 산적한 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3~4세 시대 개막과 경영권 문제,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제품 경쟁력 회복 등 내부의 약점과 외부 위협을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동방은 대기업집단을 SWOT(강점・약점・기회・위협)으로 구분해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데일리동방] 현대자동차그룹이 강점(Strengths)을 적극 활용해 기회(Opportunities)를 잡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약점(Weakness)과 위협(Treats)은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SO 전략’이 ‘W’와 ‘T’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수소차도 연료전기 전기차인 만큼 ‘구동계의 전자화’ 측면에서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도 나온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대차그룹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준비가 됐다는 주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완성차 제조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돼 있는 사업구조 상 완성차 판매실적은 그룹 계열 전반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2018년 말 기준 매출액(공정자산, 비금융포함)은 173조7910억원이다. 그룹 측이 발표한 258조5712억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2000년대 초부터 적극적인 해외 진출 확대에 따른 해외계열사의 외형이 증가한 탓이다. 수직계열화를 위해 자동차부품, 철강, 금융사업 등에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총자산(공정자산)은 222조6540억원에서 223조4930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7731억원에서 4077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재계 1위,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삼성그룹(3조5538억원→4조633억원)과 SK그룹(1조7355억원→2조2668억원)이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금융부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완성차 판매 저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룹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2017년 4조5747억원에서 2018년 2조4222억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기아차 영업이익이 급증(622억원→1조1575억원)했지만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기저효과다.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은 2017년 2조249억원에서 2018년 2조250억원으로 1억원 증가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전동화와 핵심부품 매출이 각각 53.8%(1조8047억원), 12.3%(7조5205억원) 크게 늘면서 수익 제고에 일조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완성차 제조업체로 그룹의 쌍두마차다. 현대모비스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계열 전체 실적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

위협: 완성차 시장, 성장둔화로 경쟁강도 심화...미래차 연구개발비 증가 압박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성장둔화로 경쟁강도가 심화되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의 대안으로 친환경차 개발, 자율주행 기술 확보 등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부담도 높다.

친환경차는 원가부담이 높고 규모의 경제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판매비중 확대는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과도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놓여있다. 환경규제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해야 하지만 소비자 수용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업계 전반 위협(Threats) 요인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약점: 포트폴리오 부족·노사갈등·승계 및 지배구조 해결 필요 

현대차그룹은 경쟁사 대비 적은 제품포트폴리오, 지속되는 노사갈등, 승계와 지배구조 문제, 신(新) 모빌리티 전략 부족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SUV 라인업을 지속 확충·강화하고, 중동 최대 카헤일링(차량 호출형 공유) 플랫폼 ‘카림’에 연말까지 5000대를 공급하는 등 미래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관련 플랫폼 개발(UMOS)을 위해 스타트업과 협업·투자도 강화한다.

그러나 노사와 승계·지배구조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상당한 부담이다.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에 과도한 배당확대를 요구하며 공격했지만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80% 이상이 사측의 손을 들면서 일단락됐다. 방어에 성공한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빠른 시간 내 후계구도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320조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 판매량은 14% 확대됐다. 현대차가 사드 여파로 고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으로 이 또한 위협 요인이다.

토요타 노조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본금인상, 성과급 지급 등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와 노조는 대립을 지속하고 있어 경영효율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다. 약점인 노사 문제를 해결해야 불안한 대외 환경 극복도 원만해진다.

그러나 노사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글로벌 경쟁 완성차 업체 대비 ‘약점’ 부담은 높은 셈이다.

강점: 내연·전기차 '라인업'
기회: 신흥국 수요 집중공략 해야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과 ‘패밀리룩’, 수소차 기술력 등 강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시장에서 회복은 물론 기회 요인인 신흥국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진정한 강점은 전기차와 수소차를 넘나드는 ‘라인업’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구동계의 전자화는 대세인 만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므로 연료전지 전기차인 수소차도 대세”라며 “친환경차 선두주자로 불리는 도요타를 현대·기아차가 단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강력한 경쟁자이자 미래 자동차 시장 변화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신흥국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도 팔리겠지만 환경 문제에 대해 호락호락하지 않고, 전력인프라 확충 등을 고려하면 미래형 자동차는 결국 전기차가 중심”이라며 “현재는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기회을 강점으로 공략하는 일명 ‘SO’전략이 가장 유효다고 볼 수 있다. 약점도 보완해야 하지만 그 성격상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위협은 외부요인으로 현대차그룹이 직접 해결하긴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이 또한 SO 전략을 통해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의 비금융계열 중 완성차와 부품 계열사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형 SUV ‘팰리세이드’ 등 판매호조로 현대위아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매출 확대를 이어갔으며 그룹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도 수혜를 입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