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는구속↔승리는 영장기각...묘한 시점에 수사 성패 엇갈린 검·경

2019-05-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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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청장은 구속, 전직 검찰총장은 해외체류

먼저 ‘장군' 부른 검찰... ‘멍군’ 부르려다 헛발질한 경찰

검찰과 경찰이 각자 ‘명운’을 걸고 시작한 수사에서 상반된 결과를 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전직 법무부 장관과 전직 경찰청장 등 거물급 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따라 받아내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반면 경찰은 애써 신청한 영장이 기각됐다. 또, 전직 경찰청장이 구속되는 모습을 보며 절치부심 전직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지만 결과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했다.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이 대부분 10년 이상된 것이어서 공소시효 문제가 걸림돌이었지만 의외로 쉽게 영장을 받아냈다.

특수강간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지면서 영장발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성관계’을 뇌물의 일종으로 의율하면서 돌파구를 뚫는 뚝심을 선보였다. 검찰로서는 ‘김학의’라는 오랜 악연을 7년만에 끊어 낼 준비가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같은 날 경찰이 신청한 ‘버닝썬 의혹’의 핵심 승리(본명 이승현·29)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석달여 동안 18차례나 소환하며 공을 들였지만 법원은 혐의와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승리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에 대한 세 번째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사실상 경찰의 완패. 민갑용 경찰청장이 ‘명운을 걸겠다’며 시작한 수사였지만 잇따른 영장기각으로 체면이 구겨진 양상이다. 무엇보다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 등 ‘버닝썬 유착의혹’ 수사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뼈아프다. 상황에 따라 ‘제식구 봐주기 의혹’ ‘면죄부’ 수사라는 의혹까지 불거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검찰과 경찰이 서로 상대방의 전직 수장을 향해 겨냥했던 수사 역시 일단 검찰의 승리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명박·박근혜 정권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했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이철성 청장은 구속을 면했지만 법의 심판까지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


반면 경찰이 임은정 검사의 고소장을 근거로 입건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총장이 지난 해 중순부터 해외체류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귀국가능성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논란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만큼 민감한 사건처리를 두고 검찰과 경찰 사이의 기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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