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미룬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무부가 지난 2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산 차량과 부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 보고서를 제출한 데 대한 검토 시한(18일)을 하루 앞두고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토대로 수입 자동차 및 부품이 국가안보를 해친다며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몇 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대체 협정으로 추진해온 미·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비준을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미국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북한 등 '3대 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있고, 경제·통상 분야에서 중국과 '벼랑 끝' 무역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한 '자동차 관세 폭탄'까지 투하, 동맹들과도 마찰을 벌일 경우 재선 가도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는 중국과의 진전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 무역 충돌을 중단하라는 국내적 압박에 고개를 숙이는 한편 점점 고조되는 중국과의 무역 전투에 집중하기 위해 동맹들과의 무역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성명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공식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은 성명에 "재협상된 한미(FTA) 협정과 최근 서명된 미·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고려했다"며 "이 협정이 시행되면 미국의 국가안보 손상 위협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타결된 한미 FTA 개정안에서 화물자동차 관세철폐 시한 연장 등 미국 측의 요구를 수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