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출시 2달을 맞은 LG전자 G8 씽큐(ThinQ)가 조용하다. ‘빵집(기기값 0원 판매점)’ 보조금 대란으로 수만대가 팔린 V50에 비하면 존재감이 미미하다.
G8은 LG전자의 프리미엄 LTE폰이다. 제품 전면에 Z카메라를 탑재해 화면 위 손동작만으로 전화 받거나 음량 조절 할 수 있는 ‘에어모션’ 기능으로 차별화했다. 마블 영화에서 홀로그램으로 아이언맨 수트를 설계하는 토니 스타크가 된 느낌을 준다. IR 적외선 조명과 ToF 센서가 사물의 거리와 깊이를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어서다. 또한 퀄컴 스냅드래곤 855 AP 탑재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수화기를 없애고 화면 자체에서 소리가 나오는 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CSO)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 성능과 낮은 가격에 비해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G8의 존재감 자체가 보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전자가 제품을 잘 만들고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최신 LTE폰이 빛을 보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G8이 5G 상용화 직전에 나온 LTE폰인데다 5G폰인 V50이 듀얼스크린으로 출시 전 부터 시장의 관심을 차지해온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기능을 사용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지만 에어모션 활성화에 요령이 필요하고 쓰임새가 많지 않다는 지적은 제품 정체성 확립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손바닥으로 잠금을 푸는 정맥 인식 기능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G8은 지문 인식 센서가 제품 뒷면에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이 책상 위에 있을 경우 제품 화면을 여는 데 정맥 인식이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손바닥과 카메라의 거리를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려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면 자체가 소리를 내는 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 역시 갈 길이 멀어보인다. 한 사용자는 최근 전자기기 커뮤니티에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부분이 휴대폰 상단 4분의 1 지점이라 다른 전화기보다 귀에 높이 가져가야 소리가 잘 들린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같은 문제는 야외에서 심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는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를 앞두고 유튜브에 ‘Goodbye Touch(터치여 안녕)’ 영상을 게시해 기대감을 높였다.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 사장은 MWC에서 고스펙 중심 ‘모범생 같은 폰’에서 벗어나 특화된 가치를 주는 ‘특기생 같은 폰’을 만들겠다고 밝혀 LG전자의 새로운 주특기를 강조했다.
G8은 속도가 빠르지만 터치와 헤어지기엔 모호한 기능으로 모범생과 특기생 사이에 서 있다. 사용자들은 LG전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지만 당장은 기능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