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한 본격적인 절차에 앞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연철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7대 종단 단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이 참석하는 '대북 식량지원 관련 각계각층 의견수렴 간담회'를 개최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인도지원에 대한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민간단체, 종교계, 전문가 등을 만나 얘기를 충분히 들어볼 예정"이라며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가진 단체와 일반 여론, 정치권 의견 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오는 15일에는 통일부 인도협력분과 정책자문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관련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다음주까지 교육계, 종교계, 교류협력 관련 정책자문위원 등과 면담 일정을 잡고 관련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한대로 북한 춘궁기에 해당하는 5~9월 안에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WFP, FAO가 발표한 북한 식량작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다음 가을 수확기인 5~9월까지 (식량)지원이 필요하다고 적시돼있다"며 "보고서를 토대로 그 때까지는 지원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무총장이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요청하지는 않았다"면서 "정부의 재정능력, 상황, 여론 등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WFP에) 450만 불 공여를 결정했던 것은 2년 전 상황인 만큼 WFP가 업데이트된 요청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7년 WFP의 대북 영양지원 사업에 450만 달러 공여를 결정했지만 집행하지 못했다.
식량 지원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도 계속 보완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최초로 이뤄진 1995년 이후 분배 투명성 문제가 계속 제기돼 온 만큼 그 기준들을 조금씩 강화하고 있다"면서 "남측 당국자들이 북한 (식량)분배 현장에 가서 직접 주민들에게 나눠주거나 배급받은 북한 주민들을 인터뷰하는 방식, 기간별로 분배 결과에 대해 북측이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방식 등으로 모니터링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