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와이파이(Wi-Fi) 서비스와 전기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국내 상륙했다.
우리나라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코피스족(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등의 신조어가 생길 만큼 커피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블루보틀의 정책에 소비자 사이에 벌써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4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은 ‘느림의 미학’이란 슬로건을 중심으로 커피만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기존 콘셉트를 한국 매장에도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블루보틀은 일본 시나가와 이세탄 백화점에 있는 일본 6호점, 본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점 등에서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불만이 특히 거센 이유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다수의 소비자들은 “경영철학이라면 모든 매장에 와이파이를 하지 말아야지, 카공족 차단해서 회전율 높이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커피빈 사례 못 봤나”, “가격을 현지화했으면, 시설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블루보틀만의 고유한 콘셉트를 지지하는 소비자도 있다. 이들은 카페가 카공족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용하게 커피만을 즐기고 싶다”, “우리나라는 워낙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활성화돼 있어 블루보틀에서 서비스 안 한다고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등의 의견이다.
커피 업계는 블루보틀이 노(NO) 와이파이·콘센트 전략을 한국에서도 일관성 있게 유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커피 브랜드 양대 산맥은 스타벅스와 커피빈이었다. 스타벅스는 소비자 편의성을 강조하며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적극 도입했고, 커피빈은 “안전상 이유로 콘센트를 매장에 설치할 수 없다”며 변화를 거부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두 브랜드의 희비는 엇갈렸다. 스타벅스는 국내 1위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고, 커피빈은 영업이익이 2011년 107억원에서 2012년 52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커피빈 매출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소비자 요구보다 고유의 경영철학을 고집한 탓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커피빈코리아는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매장을 개선해 와이파이와 전기 콘센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애플 제품이라면 광적으로 띄워주는 사람이 있듯이 블루보틀 커피라면 광적으로 띄워주는 사람이 생긴다면 망할 일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