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다음달 2일 발표하는 중국행 신규노선은 총 14회로, 이번에는 LCC 두 곳에 각각 7회씩 배분할 전망이다. 대형사가 독점하고 있는 노선에 LCC를 투입하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LCC 배분에 기대감이 실리자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축배를 들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했고, 장거리노선이 동남아 등에 집중돼 있어 비즈니스석 없는 LCC항공의 특성상 탄력 경영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올해 국토부가 신규 LCC 3곳을 추가로 승인하자, 제주항공은 이들을 따돌릴 최대 전략으로 '중국 노선'을 선택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도 최근 중국노선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운수권은 제주항공 고유의 사업모델로 근거리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라며 "제주항공이 기존에 진출한 도시를 우선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상황도 제주항공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LCC업계 2위로 제주항공을 바짝 추격하던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로 인해 9개월째 신규항공기 확대 중단은 물론 중국 운수권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진에어를 제외한 항공사들은 4월 초 국토부로부터 신청서 제출을 요청받고 이를 완료한 상태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토부가 제시한 모든 조건을 완비했지만 제재가 풀리지 않고 있다"며 "신규 중국 노선 운수권은 아직 신청서도 제출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앞서 몽골과 싱가포르 운수권 배분에서 탈락한 진에어가 이번에도 제외될 경우 타격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역시 악재를 맞았다. B787-MAX8 여객기 2대의 운항 중단으로 인해 기단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 여객기 2대는 지난달부터 인천공항 2터미널에 주기돼 있다. 운영중단 손실과 리스료, 주기비용까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향후 안전성을 확보 받고 운항을 개시해도 탑승률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을 비수익 노선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당장 운수권을 배분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주항공에 호재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축소로 인해 발생하는 여유 슬롯(공항별 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39대의 기단을 확보하고 있다.
운용리스로만 운영했던 항공기 도입 방식을 지난해부터 직접구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올해부터 운용리스가 회계상 부채로 계산되면서 리스방식의 장점이 사라지자 제주항공은 장기적인 경영개선 효과를 위해 직접구매를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