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등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동결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 목표치는 0% 수준에서, 단기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현행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체로 부합했다.
그러나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경제 정책 방침)'는 조금 바뀌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지금까지는 현행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 통화정책회의 이후 '최소 2020년 봄 무렵까지'라는 표현이 생겼다는 것이다.
일본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지만 물가를 목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대규모 돈풀기가 필요하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 식품을 제외한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1.1%, 1.4% 수준으로 나타났다.
당초 일본은행은 지난 2013년 2년 안에 물가상승률 목표치(2%)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며 목표 달성 시한을 수 차례 미뤘다. 지난해 4월에는 '2019년쯤'으로 돼 있던 시한을 아예 없앴다. 금융 완화를 시작한 지 6년째를 맞았는데도 물가 목표치에 근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2021년에도 일본은행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여지를 여러번 남겼다.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는 다소 후퇴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외국발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만큼 경계감도 적지 않다. 더구나 일본에서는 오는 10월부터 5년 만에 소비세가 인상될 예정이다. 현행 8%인 소비세가 10%로 오르면 내수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와 함께 오는 5월 1일부터 '레이와(令和)'라는 연호를 사용한다. 전후 재건을 통한 전성기와 거품 붕괴로 인한 불황기를 지낸 쇼와(昭和·1926년 12월 25일~1989년 1월 7일), 헤이세이 시대를 뒤로 하고 새로운 시대를 앞둔 것이다. 새로운 시대까지 이어지는 완화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