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24일부터 10월 20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보물 제1260호 공주 마곡사 괘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2006년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보여 온 한국의 괘불전 중 열네 번째다.
충남 공주시 태화산 자락에 자리한 마곡사는 신라시대 승려 자장(590~658)이 선덕여왕 후원을 받아 643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중에는 충청도 의병의 집결지로 조선 후기에는 왕실과 충청도 감영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5층석탑(보물 제799호)을 비롯해 영산전(보물 제800호),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등 마곡사의 주요 전각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보물 제1260호 ‘마곡사석가모니불괘불탱’은 1687년 5월, 120여 명이 넘는 대인원이 참여해 조성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피폐해진 마곡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마곡사 괘불’이 조성됐다. 마곡사 승려와 신도 60여 명은 바탕천, 금, 아교, 먹 등 괘불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물목(물품 목록)을 시주했다. 불화는 1670년 마곡사 대웅보전 단청공사에 참여했던 능학을 비롯해 계호, 유순, 처묵, 인행, 정인 총 여섯 화승이 그렸다.
6명의 화승이 모여 그린 전체 높이 11m, 너비 7m, 무게 174kg의 괘불은 광배를 장식한 꽃, 보관에서 자유롭게 나는 봉황, 영롱하게 반짝이는 구슬과 다양한 문양을 지니고 있다. 괘불 화면 상단에는 13개의 붉은 원을 그리고 안에 고대 인도의 문자인 범자를 적었다. 주변은 용과 꽃으로 장식했다.
마곡사 괘불의 주인공은 보관과 장식으로 장엄한 석가모니불로 거대한 화면에는 연꽃을 든 석가모니불과,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으로 차 있다.
괘불은 평소 함에 넣어 법당 안에 보관돼 사찰의 큰 행사 때에만 볼 수 있는 가운데 이번 전시는 마곡사의 대형 괘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