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학생들이 6개월 만에 만든 제품이 맞나요?”
지난달 11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인간-로봇 상호작용 국제회의(이하 HRI)’ 현장. 네이버랩스 6기 인턴들이 개발한 ‘에어카트(AIRCART) 휠체어’ 시제품을 본 연구자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HRI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과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등의 성과를 공유하는 글로벌 유일의 학술대회다. 30개국 로보틱스 연구자와 엔지니어 500여명이 참여한다. 에어카트 휠체어는 이번 HRI에서 학생 디자인 제품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간 활동한 네이버랩스 6기 인턴에게 주어진 미션은 에어카트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 휠체어 개발이었다. 에어카트는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활용한 카트다. 무거운 물건을 가볍게 운반할 수 있고, 내리막길에선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려 안전성을 높였다. 인턴들은 이 기술을 휠체어에 접목해 환자 보호자나 간병인 등의 육체적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안정적인 이동성도 확보했다.
5기 인턴까지는 그동안 연구 기반의 프로젝트를 해왔다. 실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시제품을 만들어보라는 미션을 받은 건 6기 인턴이 최초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에 마련된 네이버랩스의 로보틱스 연구 공간에서 6개월간 밤낮으로 에어카트 휠체어를 개발한 주인공들을 지난 5일 경기 분당 네이버랩스 본사에서 만났다.
-에어카트 기술을 휠체어에 접목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정욱="상옥님(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네이버는 직원들 간에 이름 뒤에 ‘님’을 붙인다)이 에어카트 기술을 휠체어에 접목해 보라고 큰 틀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우리가 구체화했다."
-인턴 6개월간 에어카트 휠체어 프로젝트에만 매달렸나.
근욱="정규 엔지니어들이 일손이 필요할 때 가서 돕기도 했지만, 6개월 동안은 거의 이 프로젝트에 시간을 썼다."
정욱="정규직 분들이 휠체어 개발 프로젝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근욱="저는 6기 인턴 중에 유일하게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이었고, 나머지는 공과대학 전공자였다. 사람들에게 보기 좋게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 기능에 초점을 맞추려는 엔지니어와 관점, 언어 등이 달랐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실제로 설계를 담당한 재훈님과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많이 싸웠다(웃음)."
호태="인턴 2기부터 5기까지는 연구 프로젝트여서 인턴 간의 목표가 동일했다. 그러나 6기는 실제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무엇이 좋은 제품이냐’라는 물음에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그 간극을 좁히는 게 어려웠다."
민경="저를 포함해서 두 명이 설계했는데 일손이 부족했다. 여러 기능을 설계하는 기간에는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재훈="사람이 직접 타야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라서 고려할 게 많았다. 그런 디테일을 민경님과 둘이서 챙겨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정욱="기계과라서 회로는 처음 접하는 분야였다. 다행히 정직원분들이 도와주셔서 많이 배웠다."
호태="제어와 프로그래밍을 맡았는데, 이는 설계와 디자인보다 끝단에 있는 작업이어서 개발 일정이 지연될 때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6개월간의 노력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근욱="처음 개조 버전과 테스트 버전, 최종 버전까지 시제품을 3개나 만들었다. 최종 디자인까지 입힌 것이라서 개발 기간이 결코 길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HRI 현장에서 에어카트 휠체어의 반응은 어땠나.
호태="에어카트 휠체어는 기존 휠체어와 달리 환자 옆에서 끌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수평으로 걸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고 표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이 적용된 휠체어는 최초여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근욱="국내 한 연구자는 어떻게 이것을 6개월 만에 개발했냐고 놀라더라.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서 뿌듯했다. 실제 제품으로 곧 출시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노인 헬스케어 분야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성과라는 칭찬을 받았다."
-인턴 과정을 잘 마쳤다. 무엇을 얻었나.
재훈="학부생이 대학원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 논문을 내는 것은 벅찬 일이다. 실무를 할 경험도 흔치 않다. 네이버랩스로부터 마음껏 해보라고 금전적·인적 지원을 받았다. 이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럽다."
호태="상품 개발을 하면서 배운 점들이 많다. 디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제품이 기능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 연구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스타트업을 창업할 계획이 있는데 인턴 경험이 좋은 초석이 될 것 같다."
지난달 11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인간-로봇 상호작용 국제회의(이하 HRI)’ 현장. 네이버랩스 6기 인턴들이 개발한 ‘에어카트(AIRCART) 휠체어’ 시제품을 본 연구자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HRI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과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등의 성과를 공유하는 글로벌 유일의 학술대회다. 30개국 로보틱스 연구자와 엔지니어 500여명이 참여한다. 에어카트 휠체어는 이번 HRI에서 학생 디자인 제품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간 활동한 네이버랩스 6기 인턴에게 주어진 미션은 에어카트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 휠체어 개발이었다. 에어카트는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활용한 카트다. 무거운 물건을 가볍게 운반할 수 있고, 내리막길에선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려 안전성을 높였다. 인턴들은 이 기술을 휠체어에 접목해 환자 보호자나 간병인 등의 육체적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안정적인 이동성도 확보했다.
정욱="상옥님(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네이버는 직원들 간에 이름 뒤에 ‘님’을 붙인다)이 에어카트 기술을 휠체어에 접목해 보라고 큰 틀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우리가 구체화했다."
-인턴 6개월간 에어카트 휠체어 프로젝트에만 매달렸나.
근욱="정규 엔지니어들이 일손이 필요할 때 가서 돕기도 했지만, 6개월 동안은 거의 이 프로젝트에 시간을 썼다."
정욱="정규직 분들이 휠체어 개발 프로젝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근욱="저는 6기 인턴 중에 유일하게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이었고, 나머지는 공과대학 전공자였다. 사람들에게 보기 좋게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 기능에 초점을 맞추려는 엔지니어와 관점, 언어 등이 달랐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실제로 설계를 담당한 재훈님과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많이 싸웠다(웃음)."
호태="인턴 2기부터 5기까지는 연구 프로젝트여서 인턴 간의 목표가 동일했다. 그러나 6기는 실제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무엇이 좋은 제품이냐’라는 물음에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그 간극을 좁히는 게 어려웠다."
민경="저를 포함해서 두 명이 설계했는데 일손이 부족했다. 여러 기능을 설계하는 기간에는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재훈="사람이 직접 타야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라서 고려할 게 많았다. 그런 디테일을 민경님과 둘이서 챙겨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정욱="기계과라서 회로는 처음 접하는 분야였다. 다행히 정직원분들이 도와주셔서 많이 배웠다."
호태="제어와 프로그래밍을 맡았는데, 이는 설계와 디자인보다 끝단에 있는 작업이어서 개발 일정이 지연될 때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6개월간의 노력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근욱="처음 개조 버전과 테스트 버전, 최종 버전까지 시제품을 3개나 만들었다. 최종 디자인까지 입힌 것이라서 개발 기간이 결코 길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HRI 현장에서 에어카트 휠체어의 반응은 어땠나.
호태="에어카트 휠체어는 기존 휠체어와 달리 환자 옆에서 끌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수평으로 걸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고 표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이 적용된 휠체어는 최초여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근욱="국내 한 연구자는 어떻게 이것을 6개월 만에 개발했냐고 놀라더라.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서 뿌듯했다. 실제 제품으로 곧 출시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노인 헬스케어 분야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성과라는 칭찬을 받았다."
-인턴 과정을 잘 마쳤다. 무엇을 얻었나.
재훈="학부생이 대학원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 논문을 내는 것은 벅찬 일이다. 실무를 할 경험도 흔치 않다. 네이버랩스로부터 마음껏 해보라고 금전적·인적 지원을 받았다. 이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럽다."
호태="상품 개발을 하면서 배운 점들이 많다. 디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제품이 기능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 연구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스타트업을 창업할 계획이 있는데 인턴 경험이 좋은 초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