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인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국 영화 '나렌드라 모디 총리(PM Narendra Modi)'의 개봉일을 늦춰달라고 요청한 뒤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영화의 개봉일은 오는 5일로 예정돼 있다. 총선보다 닷새 정도 빠르다. 모디 총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인 만큼 업적이 미화될 수 있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선관위는 영화 제작사 측에 예정된 날짜에 영화를 개봉하려면 이 영화가 정치적 작품이 아닌 예술 작품이라는 점을 설명하라는 요청을 해둔 상태다.
INC의 총리 후보로 나선 라훌 간디 총재는 '찾아가는 친(親)서민 정책'으로 승부하면서 재선을 노리는 모디 총리의 강력한 적수로 떠오르고 있다. 빈곤층 기본소득제가 대표적인 공약이다.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극빈계층이 많은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보장해 가난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간디 총재는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CNN에 따르면 간디 총재의 증조 할아버지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첫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 전 총리다. 인도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총리인 인디라 간디의 손주이기도 하다. 아버지 라지브 간디도 전 총리를 지냈고 어머니는 INC의 의장을 역임했다.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모디 총리는 '안보'를 앞세워 막판 민심 얻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모디 총리의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모디노믹스(모디 총리의 경제정책)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지율이 흔들린 탓이다. 인도의 실업률은 6%를 넘어서면서 45년 만에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디 총리는 인도령 카슈미르를 두고 파키스탄과의 갈등이 고조되자 48년 만에 파키스탄 공습을 단행하는 등 결단력 있는 모습을 강조하면서 지지율을 회복한 상태다. 카슈미르는 인도에 있어 민감한 땅이다. 1947년 영국의 철수 이후 인도 반도가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종교적인 폭동이 일어나 양국 간 갈등의 상징이 된 탓이다.
모디 총리와 간디 총재의 운명을 가를 인도 총선은 4월 11일에 시작된다. 이후 4월 18일과 23일, 29일, 5월 6일, 5월 12과 19일에 걸쳐 인도 전역에서 7단계에 거쳐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 결과는 5월 23일 공개될 예정이다. 선출되는 총리의 임기는 향후 5년이다.
한편 친(親)기업 성향의 모디 총리가 재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인도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2일 뭄바이 증시 센섹스(SENSEX)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184포인트 상승한 39,056에 마감했다. 센섹스 지수가 39,000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은 "모디 총리의 재선 가능성에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밀려들고 있다"며 "인도중앙은행(RBI)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또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