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또 미끄러졌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1언더파 71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로 우승 가능성을 높였던 박인비는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은 하타오카 나사(일본‧18언더파 270타)에게 돌아갔다.
박인비는 이날 퍼트가 말썽이었다. 롱 퍼트는 조금씩 짧았고, 짧은 퍼트마저 살짝살짝 벗어나 떨어지지 않았다. 이날 박인비는 32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전반에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잃은 박인비는 결국 후반에도 버디 2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하타오카는 1~10번 홀에서 4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16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져 첫 보기를 적어내는 위기가 있었으나 곧바로 17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세 번째 샷으로 텝인 버디를 잡아내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5타를 줄인 하타오카는 지난해 2승에 이어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하타오카는 올해 20살의 기대주로 일본에서는 ‘골프 천재’로 불려왔다. 우승 상금은 27만 달러(약 3억원)다.
이 대회는 2017년 이미림, 지난해 지은희에 이어 한국 선수들이 3연패 도전에 나섰으나 뜨거운 경쟁만 펼친 채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박인비와 함께 박성현과 고진영이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성현은 이날 4타를 줄였고, 고진영은 7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특히 고진영은 17번 홀에서 그림 같은 샷 이글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김효주가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묶어 10언더파 62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14언더파 공동 7위까지 점프했다. 최운정과 허미정까지 나란히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 선수들은 ‘톱10’에 6명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