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는 이날 중국 하이난(海南) 보아오 국빈관에서 열린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은 양국 모두에 시급한 국가 과제"라면서 "함께 협력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중국의 지구환경 보호와 대기오염 방지에 대한 중국의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 등에 대한 공동연구, 기후변화에 따른 공기 정체 등 공동대응, 고농도 미세먼지 조기경보, 비상저감조치에 대한 공동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는 "양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경험을 나누자"면서 "환경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환경 연구·개발(R&D), 환경 제품, 무역투자에서 협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지난 2월 26일 열린 양국 환경장관 회담의 합의사항을 빨리 이행하도록 독려하자"고 제안했고, 리 총리는 "환경 플랫폼을 활용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자"고 답했다.
양국 총리는 △단체관광 활성화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 진출 △선양 롯데월드사업 허가 △문화 콘텐츠 교류 활성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 투자 후속 협상 추진 등 구체적인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총리는 "속도감 있는 교류협력의 복원을 희망한다"고 전했고, 리 총리는 "양자 투자·무역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하며, 공동으로 노력해서 동아시아와 전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이 되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의 투자를 환영할 뿐 아니라 중국의 실력 있는 기업의 한국 투자를 지지한다"며 "관광 인적 교류를 계속 확대하자"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우리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연계돼 있으며 일대일로가 완성되는데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리는 중국 반독점 당국이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한·미 메모리 반도체 3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와 관련, 리 총리에게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리 총리는 "법에 의거해 공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중국 측의 지지도 재확인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중국 정부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의미 있는 역할을 계속해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한국과 생각이 일치한다"며 "중국은 과거에도 그래왔던 것처럼 건설적인 노력을 함과 아울러 국제사회와도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 최종 목표"라면서 "이 문제에 있어서 한국과 소통을 계속 유지하길 희망한다. 비핵화된 한반도를 보고 싶다. 이는 모두에게 이익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날 총리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0분가량 길어진 31분 동안 이뤄졌다.
이 총리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각 레벨에서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하고 리 총리님과 많은 소통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참여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리 총리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 총리는 오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아울러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회담을 계기로 한 리 총리의 방한도 요청했다.
리 총리는 "초청에 감사드린다. 이 총리의 중국 방문도 기대한다"며 "각 레벨에서 대화를 유지해나가자"고 화답했다.
한·중 총리회담은 2016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열린 것으로, 이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