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티오피아 항공의 보잉 737 맥스 8의 추락사고로 기체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이 미·중 무역협정의 일환인 미국산 제품 구매 목록에서 보잉 737맥스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안 그래도 지연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이 더 큰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미·중 무역불균형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할 것을 약속했으며, 여기엔 보잉 여객기를 구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이 해당 기종을 미중 무역협정 구매 목록에서 완전히 제외할지, 아니면 보잉의 다른 기종으로 대체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 측에 3000억 달러가 넘는 대미 무역흑자를 2024년까지 제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엔 중국이 미국산 대두, 육류, 천연가스와 함께 여객기를 구매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하지만 중국이 보잉 여객기 구매를 거부하면, 미·중간 무역합의 달성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보잉의 회사 재무에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전망이다. 안그래도 중국은 737 맥스 기종의 구매 '큰손'인 데다가 해당 기종은 현재 보잉의 영업이익에서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 웹사이트에 따르면 1월말까지 전 세계 인도된 보잉 737 맥스의 20%는 중국이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중국남방항공은 16대 보잉 맥스 항공기 보유하고 있으며, 34대 747 맥스 항공기를 추가로 주문한 상태다. 이밖에 중국 동방항공 13대, 에어차이나 14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일 보잉 737맥스 8의 에티오피아 추락사고 이후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자국 항공사의 모든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미·중 무역협상 등을 의식한 정치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이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항공대국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숨어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달 말 개최설이 돌았던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지연되는 분위기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국 고위 관료들은 정상회담이 4월 말 이후에 열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심지어 두 정상의 회동이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