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이 총리의 이번 구상은 브렉시트 발효를 2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상호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는 구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동부 링컨셔주 그림즈비에서 노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EU 측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승인투표 마감 시한인 1일 닷새 앞둔 상태에서 재협상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앞서 메이 총리는 12일까지 의회 승인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 승인투표는 사실상 브렉시트의 마지막 단계지만 의원들이 메이 총리와 EU 간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어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EU가 이런 요청을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영국의 '혼란스러운' 이탈을 피하기 위해서는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하는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기존 브렉시트 협의안에 대한 재협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EU와 영국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을 통과할 때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합의안에 담았다. 그러나 영국 의회가 국가 운영 주권을 들어 이 조항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브렉시트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영국 항공사들은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고 해도 영국과 EU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관련 EU와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