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법관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5일 전·현직 법관 10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권순일 대법관과 차한성 전 대법관,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제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민걸 전 기조실장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개입,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 모임 와해 시도, 박선숙·김수민 당시 국민의당 의원 사건과 관련 재판부 심증 전달 혐의 등을 받는다.
이규진 전 상임위원은 이 전 기조실장과 함께 통진당 재판 개입한 혐의,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 불법 수집, 법관 사찰 등의 혐의를 받는다.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의 특허소송 관련 자료를 청와대 측으로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임성근 전 수석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 체포치상 혐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
이태종 전 지법원장은 서울서부지법 집행관들 비리 사건 관련 수사기밀을 보고받은 혐의가 있다.
심상철 전 고법원장은 옛 통진당 의원들 행정소송 항소심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방창현 부장판사에게는 법원행정처의 요구를 받고 자신이 담당하던 옛 통진당 의원들 사건의 선고 결과와 판결이유를 누설한 혐의가 적용됐다.
성창호 전 부장판사는 신광렬 전 부장판사, 조의연 전 부장판사와 공모해 2016년 4~9월 ‘정운호 게이트’ 사건이 법관 비리사건으로 비화되자 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을 복사해 임종헌 전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검찰은 이날 기소한 10명을 포함해 법관 총 66명의 비위 사실을 증거자료와 함께 대법원에 통보했다.
대법원은 자료를 검토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