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이는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지난해 2배 가까운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한 주인공은 바로 이대훈 은행장이다.
이 행장은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주효했다"며 "농협은행은 채용비리, 대출금리 관련 이슈에서 벗어나 있었고, 노조 문제 등 내부 갈등도 없어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비결을 밝혔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2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87.5%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익 '1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올해 순이익 목표는 1조28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경제성장률 둔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 보호무역으로 인한 내수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단순히 수익을 높이는 것보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하고 지속가능 기업으로서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외형적 성장보다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자산의 질적 향상을 이끌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더 이상 이자수익으로만 실적을 올릴 수 없는 환경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한 균형적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다.
그는 "미래경쟁력 확보와 선순환 수익구조 구축을 위해 신사업 추진을 계획 중"이라며 "글로벌 사업에서는 농업금융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농업국을 중심으로 진출하는 차별화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행장은 '올원뱅크 베트남' 등 현지 맞춤형 디지털 사업모델을 접목하고, 현지 전문가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체계적인 현지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중 베트남,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5개국에 5명의 신규 인력도 파견할 계획이다.
현재 핵심국가인 신남방지역에 글로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거점지점, 잠재지점 등 진출 추진국을 나눠 세부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현재 거점국가 중 하나인 홍콩에 대한 인가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두바이와 유럽, 남미 지역도 검토 중"이라며 "추후 성장잠재권역 대상으로 영업거점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1960년 경기 포천 출생 / 동남종합고, 농협대, 방통대 경영학, 중앙대 유통산업학 석사 / 농협중앙회 입사(1985년) /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센터 출장소장(2001년) / NH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장(2013년) /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장(2015년) / NH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장(2016년) /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2016년 11월~2017년 11월) / NH농협은행장(2017년 12월 ~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