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결정을 계기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3년 전 고배를 마셨던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를 선언하며 유료방송 시장 인수·합병(M&A)의 판을 키우고 있다.
18일 통신‧방송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태광그룹과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간 합병 물밑 최종작업을 진행 중이다. KT도 유료방송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수가는 8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인수·합병 심사만을 남겨놓게 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월 중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티브로드에 러브콜을 보냈다.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 인수 불허로 CJ헬로 인수에 실패했던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로 다시 한번 유료방송시장을 공략한다. 티브로드의 모회사인 태광그룹과의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외에도 다양하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KT는 ‘KT-KT스카이라이프’로 구성된 유료방송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케이블TV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변수다. KT 관계자는 “일단 재도입 논의가 결정될 국회에 집중, 결과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33%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남은 변수는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면 24.5% 점유율로 단숨에 유로방송업계 4위에서 2위로 점프하게 된다. 가입자는 780만명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공정위 심사가 고비다. 3월 중 인허가 서류를 제출하면, 정부 심사는 최종 120일 내 결판이 난다. 문제는 3년 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반대 주장’ 논리를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LG유플러스 측은 “SK텔레콤은 이통 1위 사업자, 자신은 3위 사업자”라는 점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이 다른 점을 앞세울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14.1%)와 티브로드(9.7%) 합병에 성공할 경우, 합산 점유율 23.8%로 ‘LG유플러스-CJ헬로’(24.5%)와 비슷한 수준에 오른다. 가입자 또한 761만명이 된다. 3위 사업자가 되지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SK텔레콤은 3년 전 고배를 마셨던 심사를 걱정해야 한다. 달라진 것은 케이블TV 1위 사업자가 아닌 2위 사업자 인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심사를 받는 것이 오히려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료방송시장 30.8%를 점유하고 있는 KT는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37%까지 상승한다. 케이블TV 5위 현대HCN을 인수해도 35%가 된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한계를 초과하게 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진행 중으로, 오는 25일 법안심사2소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 결정에 따라 딜라이브 인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회에선 KT스카이라이프의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