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42명이 사망한 가운데, 인도 내에서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파키스탄에 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코노믹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번 테러와 관련해 파키스탄에 부여했던 최혜국(MFN) 대우를 철회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인도에 들어오는 모든 파키스탄산 제품에 대한 기본 관세를 즉시 200%로 인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일어난 카슈미르 테러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고속도로에서 중앙예비경찰부대(CRPF) 소속 경찰 2500여명을 태운 차량 행렬을 노린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최소 4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슈미르는 인도에 있어 민감한 땅이다. 1947년 영국의 철수 이후 인도 반도가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종교적인 폭동이 일어나 양국 간 갈등의 상징이 된 탓이다. 인도 정부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오는 4~5월 총선을 앞두고 인도 정부가 또 다른 제재 카드를 파키스탄에 들이댈 수 있다는 점이다. 재임을 통해 향후 5년 간의 임기를 보장받고 싶어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민 여론을 의식해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도가 파키스탄을 상대로 공습 등 군사적 보복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아시아 전문가이자 시카고대학 정치과학 교수인 폴 스태닐랜드는 "인도 군대는 상당히 유능하지만, 핵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공습이 어떤 형태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의 국제학 교수인 아미타브 마투는 "상황이 극도로 긴박하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사건 이후 국가 전반적으로 지극히 화가 나있다"면서 인도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대중의 반응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