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북한·사우디 등 금융 블랙리스트 공개..."사우디發 경제혼란 우려"

2019-02-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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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세탁·테러 자금 조달' 명분으로 23개국 선정

사우디 거래 많은 영국 등 반발...경제 혼란 우려

[그래픽=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돈세탁·테러 자금 조달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23개국을 금융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EU 내 금융 거래 절차가 깐깐해질 수 있는 만큼 사우디발 경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집행위원회(EC)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금융 블랙리스트에는 북한과 사우디 외에 파나마·나이지리아·아프가니스탄·바하마·보츠와나·에티오피아·괌·이라크·튀니지·사모아·예멘 등이 포함됐다고 CN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스니아·가이아나·라오스·우간다·바누아투는 기존 블랙리스트에서 삭제됐다.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해서 유럽 사업체들과의 금융 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EU 역내의 금융기관들은 이들 국가가 거래를 시도할 때 별도의 강화된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거래 절차가 복잡해진다. 국가 명성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나마는 ​괌, 사모아, 튀니지 등과 함께 2017년 EU가 결정한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대상이기도 하다. 파나마는 EC의 이번 결정에 대해 최근 자금 세탁 관련법안을 마련한 만큼 목록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EC는 EU 역내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간주되는 국가들을 목록화해서 관리한다. 이번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국가들은 돈세탁과 테러 자금지원을 막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EU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구성된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했다. 

그러나 이번 블랙리스트에 사우디가 새로 추가된 데 대해서는 EU 회원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증권거래소의 타다울(Tadawul) 지수가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24개국 신흥시장(EM) 지수에 포함된 만큼 EU 뮤추얼 펀드 거래시 자금 흐름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특히 영국은 사우디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데 대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증권거래소는 그동안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상장 유치를 희망해왔다. 상당수 영국 금융권이 사우디와 거래하고 있는 만큼 경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온 사우디 입장에서도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우디는 EC의 결정에 대해 아직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C는 이번에 공개한 블랙리스트 명단을 한 달 이내에 28개 회원국과 유럽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통보한 내용이 확정되고 관보에 게재되면 20일 이후부터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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