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국회 방미(訪美)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과정과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남북관계 발전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항상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건 대표는 오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이번 회담은 단독으로 북·미만 진행하지만, 언젠가는 (한국까지) 3자가 함께 할 수 있는 날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라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평양 방문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첫 실무회담인데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으며 분위기가 좋았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기대치를 적절히 유지하고, 어려운 현안 해결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제에는 서로 동의했지만 협상을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지연 전술’을 펴는 북한의 협상 태도에 대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때 많은 흥분과 기대가 있었지만, 북한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끄는 바람에 대화가 지연됐다”면서 “그 결과, 남북관계의 진척과 비핵화에 대한 진척에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함께 배석한 존 설리번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한반도가 격변의 시기에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변화의 시기이지만 동맹은 흔들림 없다”면서도 “비건 대표가 북한과 협상을 하는 중에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루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문희상 의장은 “모든 것은 한·미동맹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라며 “한·미의 공동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이고, 양국이 오차 없이 함께 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문 의장은 “미 조야에서 남북 교류와 북·미 관계를 병렬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북·미 간 대화 과정 속에서 남북관계가 추동할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5당 지도부로 구성된 국회 방미 대표단과 함께 오는 17일까지 5박 8일간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