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찾은 펀드온라인코리아(FOK)가 이제는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한국거래소 자회사인 한국증권금융에 안긴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013년 설립 이래 줄곧 적자를 내왔다.
신재영 펀드온라인코리아 신임 대표는 증권금융 자회사로 바뀐 다음 뽑힌 첫 최고경영자다. 그는 경영을 안정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을 뿐 아니라 회사를 세운 목적인 펀드시장 활성화에도 부응해야 한다.
◆정체성에 걸맞은 이름 찾는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회사 이름부터 바꾸기로 했다. 정체성을 제대로 못 드러내 인지도를 떨어뜨린다고 보아서다. 신재영 대표는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증권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금융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새로운 사명에 담겠다"며 "이것만으로도 영업력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모바일 판매채널인 펀드슈퍼마켓도 전면 개편하고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 신재영 대표는 "키워드 검색 기능을 도입하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송금과 결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은행망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명 변경과 판매채널 개편은 투자자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것이다. 그는 "펀드온라인코리아가 국민 재산증식에 앞장설 것"이라며 "펀드를 팔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2~3년 안에 결손법인 벗어날 것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줄곧 결손법인이었다. 자본잠식률은 2017년 말 70%를 넘었다. 이런 이유로 새 주인을 찾았고, 증권금융이 얼마 전 400억원을 새로 출자한 것이다.
그래도 당장 흑자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회사 안팎에서는 정상화까지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데 필요한 펀드 설정액만 3조원에 달한다. 현재 설정액은 1조원 남짓이다. 이 회사 계좌에 잔액이 있는 투자자는 현재 약 10만명이다. 투자자 수 역시 손익분기점을 상회하려면 20만명을 넘어서야 한다.
새로운 투자자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신재영 대표는 "수수료가 다른 회사와 비교해 3분의 1가량 싸다는 장점만을 내세울 단계는 지났다"고 말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증권금융과 연계해 펀드 담보 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애초 증권금융은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거나 증권사 예탁금을 위탁운용하는 일을 해왔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개인형퇴직연금(IRP) 상품도 선보이고, 이미 강점을 보여온 적립식 상품은 더 특화한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비과세 해외펀드 판매사 가운데 5%대 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연금과 적립식 상품은 펀드온라인코리아에서 가입해야 가장 유리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이를 마케팅 전략에 집중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핀테크 공룡 출현은 위기 요인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핀테크(금융+기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년 전에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삼성페이와 손잡고 계좌개설 서비스에도 나섰다. 이를 이용하면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펀드를 사고팔 수 있다.
다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삼성페이를 통해 지금까지 만들어진 계좌는 1만개 안팎으로 추산됐다. 신재영 대표는 "1200만명에 달하는 삼성페이 이용자를 모두 잠재적인 펀드 투자자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직접 투자자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은 위기 요인이다. 양대 인터넷 포털을 가진 네이버와 카카오가 핀테크 사업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여기에 대형 은행이나 증권사도 관련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재영 대표는 "일반적인 핀테크 회사는 기술에 금융을 붙이고 싶어 한다"며 "그에 비해 우리는 금융에 새로운 기술을 넣는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에는 규제가 많이 따르기 때문에 핀테크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도리어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