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정진숙 아미쿠스렉스 대표 “누구나 쉽게 법률문서 작성·관리 ‘로폼’을 아시나요”

2019-02-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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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작성·변호사 상담·계약까지 원스톱 서비스

변호사·ICT전문가 모여 ‘법률문서 엔진’ 개발

혼자서도 법률문서 작성프로그램 구축 가능

정진숙 제법아는언니 대표 인터뷰[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오는 3월 법률문서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인 ‘로폼(LawForm)’을 정식으로 출시한다. 로폼은 간단한 법률문서 작성부터 변호사 상담 연결, 웹상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문서를 보관하기까지 법률 문서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정진숙 아미쿠스렉스 대표(37·사법연수원 44기)는 11일 “로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법률문서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19년에는 이 서비스의 상용화와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 “누구나 차별 없이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정 대표가 이끄는 아미쿠스렉스 주식회사는 리걸테크 기업이다. 아미쿠스렉스(Amicus Lex)는 ‘법(Lex) 친구(Amicus)’라는 뜻의 라틴어다. 그동안 아미쿠스렉스는 ‘제법아는언니’라는 브랜드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아미쿠스렉스는 2015년 변호사들이 모여 카드뉴스 등을 제작해 어려운 법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는 일을 시작했다. 당시 탄생한 브랜드가 제법아는언니였다.

정 대표는 “법은 공기처럼 우리 일상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어 있다. 때문에 누구나 차별 없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법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법률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현실이다. 고비용으로 인해 법률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변호사들이 모여 법률정보를 재밌게 전달해 보자는 데서 제법아는언니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법률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법률분쟁을 미리 예방한다던가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법률정보 제공만으로는 사람들에게 실효성 있는 도움을 주기는 부족했다”며 리걸테크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아미쿠스렉스는 단순한 법률정보 제공에서 나아가 일반인들이 법률문서를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사람들이 ‘계약서’를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계약서야말로 법률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제법아는언니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다양한 유형의 계약서 자동작성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프로그램 만드는 ‘법률문서 엔진’ 구축

국내 리걸테크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규제도 많다. 대한민국에서 리걸테크 회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고 모험이다.

정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정책이나 법규의 제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한글로 된 법률 언어를 자연어 처리 기술에 적용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문서 자동작성 프로그램은 법률, 기술, UI/UX 디자인 같은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것이다. 각 영역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하지만 아미쿠스렉스는 20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 정보통신기술(ICT) 프로그램 전문가, 스타트업 기업 육성 프로그램 전문가들이 모여 문제를 하나씩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미쿠스렉스는 전문가 간 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ICT 기술자의 도움 없이도 법률문서 자동작성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법률문서 엔진’을 구축했다. 변호사인 정 대표는 이 엔진을 이용해 혼자서도 법률문서 자동작성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서로 다른 전문가가 만나서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특히 소통의 문제가 크다. 이 문제가 사업 진행에 있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며 “창업 이후 변호사, ICT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2년간 법률문서 엔진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변호사 혼자서도 법률이슈 검토부터 코딩까지 완료된 법률문서 자동작성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한편, 변호사 출신인 정 대표도 리걸테크 기업을 이끌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는 “ICT 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사내 세미나를 갖고 있으며 아미쿠스렉스의 멤버인 변호사 일부는 AI 인공지능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법률문서자동작성 프로그램 개발에는 KIST(한국과학기술원) 출신의 변호사가 참여하기도 했는데, 함께 작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팁스 선정 ... 인공지능 분석기 개발 계획

아미쿠스렉스는 최근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간 노력이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팁스(TIPS)는 VC 등 민간투자와 정부지원이 융합돼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을 육성하는 기술창업 지원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아미쿠스렉스는 신용보증기금의 ‘2030 스타트업’ 보증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용보증기금의 ‘2030 스타트업’ 보증 프로그램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유망 스타트업 기업을 선발하여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미쿠스렉스는 뛰어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우수 기업으로 선정, 스타트업으로서는 최대 수준의 지원 금액인 15억원의 보증을 받게 된 것이다.

정 대표는 “아미쿠스렉스의 서비스는 특히 법률 분쟁의 핵심인 법률 문서를 잘 작성하고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기초로 하고 있고 이 시스템에는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이 모두 결합되어 있다”며 “신용보증기금에서도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면 비용 문제로 법무팀을 구성하지 못했던 신규 기업들이 이른바 웹상의 기업 법무팀을 구축하는 등 기존 시장에 큰 변활ㄹ 가져올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미쿠스렉스는 오는 3월 로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법률문서를 작성하고자 할 때 생각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어떤 문서를 검색해야 하는지, 어떤 법률용어를 써야 하는지 어려워할 때가 많다”며 “올해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일상어를 법률용어로 변환시킬 수 있는 분석기도 개발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서비스 사용자들이 평소 사용하는 언어를 사용했는데 이게 적합한 법률용어로 변환된다면 더욱더 쉽게 법률문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2019년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정 대표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만들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미쿠스렉스는 법률 시장을 이해하는 변호사와 개발자가 시장의 니즈에 따라 법률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 법률 분쟁의 핵심은 법률 문서이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된 계약서 등을 직접 작성하기도 어렵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에는 비용이 비싸다”며 “아미쿠스렉스는 오랜 기간 연구 개발을 통해 법률 문서를 쉽고 빠르게 작성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물론, 시스템 설계부터 변호사들이 작업했기 때문에 전문성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에는 ‘로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법률문서의 작성 및 관리 서비스의 고도화·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법률 문서 서비스 시장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서비스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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