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경제부 박성준 기자]
최근의 마켓컬리 사례가 그렇다. 마켓컬리는 올해 초 기업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특히 전지현은 실제로 마켓컬리에서 장을 보고 샛별배송을 애용하는 등 이용자 측면에서도 어필할 요소가 충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이들은 자신들을 광고모델에 투영하지 않았다. 오로지 합리적 가격에 집중했다.
마켓컬리의 공식인스타그램에서는 광고모델의 발탁을 두고 다양한 댓글이 이어졌다. 우호적 내용도 있었으나 주로 비싼 모델비로 인한 제품의 가격상승을 우려하는 내용이 많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반응이다. 특히 이미지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마켓컬리의 주 고객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예상외의 결과다. 모처럼 꽃단장을 한 여인이 남자친구로부터 비싼 옷을 샀다며 타박을 받는 기분일 것 같다.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주로 대기업보다 영세한 프랜차이즈 업체나 가격의 민감도가 높은 식음료‧소비재 품목을 취급하는 기업을 향해 이런 반응이 많았다. 가맹사업의 경우 결국 점주가 모델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구조로 돼 있어 상품가격에 비용이 전가되는 형태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주들까지 고액의 모델을 사용하는 데 대해 볼멘소리를 내곤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당황스러울 수 있다. 기업의 이미지 개선은 수익을 높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경쟁력을 가지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광고비의 가장 큰 부담은 본사인 기업이 책임지고 있다.
이번 사례의 결과는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해 한편으로 씁쓸하다. 경제가 어려워진 만큼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꼼꼼한 태도로 기업과 상품에 접근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만족을 위해 챙겨야 하는 변수가 계속 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변수는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장사하기 참 어려운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