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노장’ 전미정이 무려 16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상에 오르는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전미정은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9년 첫 대회 대만여자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11언더파 277타 공동 2위 김민선과 짜이페이잉(대만)을 1타 차로 따돌린 짜릿한 우승이었다.
전미정의 이번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전미정이 최근 KLPGA 투어 대회에 나선 건 2017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전미정은 대회를 앞두고 “새 시즌을 맞아 바꾸려는 공을 실전에서 테스트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침 날씨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많은 대만에서 KLPGA 투어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새로 교체할 공을 테스트할 겸 대만으로 바람을 쐬러 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다가 덜컥 우승까지 이뤄 16만 달러(약 1억7960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얻은 셈이다.
김아림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전미정은 전반 막판 8~9번 홀에서 3타를 잃어 우승과 멀어지는 듯했으나 11~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만회해 다시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전미정의 관록과 집중력이 빛났다. 앞서 김민선과 짜이페이잉이 버디를 먼저 기록한 뒤 공동 선두로 연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미정은 약 2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넣어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장타 여왕’ 김아림은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리며 올해 첫 대회부터 우승을 꿈꿨으나 16번 홀(파4)에서 티샷이 숲으로 날아간 바람에 2타를 잃는 치명적인 실수로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에 머물렀다. 오지현은 2타를 줄여 공동 7위(8언더파 280타), 최혜진은 이븐파에 그쳐 공동 11위(5언더파 283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