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더 많이 담는다는 전망이 부쩍 늘었다. 수탁자책임원칙인 스튜어드십코드가 이런 투자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한 국민연금은 앞으로 '사회책임투자(SRI)' 관점에서 자산을 배분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공산이 크다. 기업 지속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인 요소까지 깐깐하게 챙길 것이라는 얘기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새해 들어 어떻게 자산을 배분할지 관심이 많아졌다"며 "스튜어드십코드 연구용역보고서는 국민연금에 사회책임투자 비중을 5년 안에 30%까지 늘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가 해당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는 이유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3월께 미국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와 손잡고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이기로 했다.
ESG ETF는 2018년에만 4개 늘었다. 그전까지 ESG ETF는 2개뿐이었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로 뛰어들면서 판을 키웠다. 자본시장 인프라인 한국거래소는 얼마 전 '코스피200 ESG 지수'를 내놓기도 했다.
관건은 수익률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국내 23개 SRI 펀드는 최근 1년 동안 16.5%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국내주식형펀드 평균(-18.9%)보다는 나았지만 선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SG 관련지수와 이를 추종하는 ETF는 구성종목을 제때 조정하지 않는다"며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킨 기업을 배제하는 시기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11년부터 주요기업 ESG 등급을 A부터 D까지 매기고 있다. 1년 전 한진칼에는 지배구조 등급으로 'C'를 부여했다. 같은 한진그룹에 속한 한진과 대한항공은 나란히 'B'를 받았다. 당시 한진그룹 상장사는 '땅콩회항'과 '갑질폭행', '탈세' 의혹으로 투자심리가 싸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