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승인 투표를 앞둔 가운데 향후 영국 경제 상황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성과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독일 경제 상황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실험하고 있는 소프트 브렉시트(완전한 EU 탈퇴가 아닌 일부 관계를 유지하는 것)를 기반으로 할 때 2019년 영국 경제 성장률은 0.9%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노딜 브렉시트가 됐을 경우 올해 성장률은 0.4%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과 관련,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문턱을 통과할 경우와 부결될 경우 각각 1.8%, 1.5% 수준의 근소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에는 0.2%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발표된 영국의 산업 생산 증가율에 근거해보면 독일보다 훨씬 좋은 위치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11월 기준 독일의 산업 생산은 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0.3% 오를 것이라는 예측치를 밑돌았다. 연간 기준으로는 4.7% 하락한 것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데이터 조작 스캔들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이 휘청이면서 산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은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 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의 경제학자인 조지 버클리는 "많은 전문가들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영국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과거의 비관론을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의 결과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기대 범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하원은 15일(현지시간) 오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를 진행한다. 합의안이 의회 문턱을 통과하면 영국은 예정대로 오는 3월 29일 EU를 이탈해 홀로서기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나 부결되면 EU와의 협의를 통해 브렉시트를 연기하거나 제2의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