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의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의 OTT인 '푹(POOQ)'이 통합 법인 출범 계획을 발표하면서 콘텐츠 플랫폼 간의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에 넷플릭스를 탑재한 데 이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OTT 푹이 통합을 선언했다.
글로벌 OTT 1위인 넷플릭스도 한국에서의 파급력은 '찻잔 속 태풍'이었다는 게 그 동안의 평가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부터 IPTV에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IPTV와 OTT가 경쟁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협업하게 된 것도 넷플릭스를 의식했다는 평가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옥수수와 푹 통합은)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에 대응하려는 조처일 것"이라며 "이런 투자 확대를 계기로 고객들의 양질의 컨텐츠를 즐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업계에서는 옥수수와 푹의 통합에 대해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단순한 통합이 아닌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양사가 넘어야 할 산은 높다.
지상파와 VOD를 동시에 제공했던 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지난 2010년 출시된 티빙은 CJ 계열사 방송은 물론 지상파 실시간 방송과 VOD 다시보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후 2015년 지상파와의 제휴는 연장되지 않았고 지상파 3사는 푹을 출시한다. 현재 티빙은 CJ ENM에서 2016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푹과 옥수수가 통합 법인 계획을 발표하기 전 티빙과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다만 각자의 니즈와 상황이 맞지 않아 결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 현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K팝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해 자본이 투하돼야 한다"며 "플랫폼을 제대로 세팅해 자본이 콘텐츠에 녹아들어가면 콘텐츠 대국이 되는 사이클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통합OTT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밝힌 만큼 진행 속도에도 탄력을 붙일 계획이다. 박 사장은 "1분기 안에 요금 구조와 서비스 오픈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갤럭시 다음 시리즈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네이티브 앱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 3사 CEO들이 같이 일하자고 한 자리에 모일 만큼 위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제로레이팅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사장은 "푹과 옥수수를 합쳐 실적을 올리고자 하는 부분은 없애고 가치 상승에만 주력할 것"이라며 "통합 OTT 서비스에서 제로레이팅을 띄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