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해 채권시장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20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4년간 총합을 웃도는 것이다. 올 한해 경기하방 압력 속에 중국 채권시장 디폴트 리스크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채권시장에서 디폴트가 발생한 채권은 모두 123개로, 총 액수는 1198억5100만 위안(약 19조5000억원)에 달했다.
중금공사는 지난해 금융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기조 속에 채권시장에 디폴트 리스크가 빠르게 늘었다며 디폴트 수량과 금액이 최고점을 기록했던 2016년 수준보다 2배 이상에 달한다고 전했다.
장쉬 광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기조와 경기 하방압력 속에 민영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며 채무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기 둔화 속에 올 한해에도 중국 채권시장에 디폴트 리스크는 이어질 전망이다.
중금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 2019년 만기가 도래할 비(非)금융권 신용채권 규모는 6조 위안 이상이다. 이는 2018년 5조3400억 위안보다 15% 많은 수준이다. 올 한해 이들 채권에 대해 지불해야 할 이자액만 1조 위안 이상으로, 2017, 2018년 수준을 뛰어넘는다.
구체적으로 회사채만 보면 만기도래 혹은 만기 이전에 재판매 예정인 공모 회사채 물량이 모두 1조 위안으로, 전년도보다 86% 많다. 사모 회사채의 그것도 1조3000억 위안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63% 많은 물량이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 디폴트 리스크가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디레버리징 기조 속에 중국 부동산 업계에 강도높은 규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부동산 업계 자금난이 심화돼 디폴트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 지난해 말 중국 부동산 업계 상위 100대 기업 중 하나인 인이(銀億)그룹이 자금난에 3억 위안 규모의 채권 디폴트에 빠진 게 대표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올 한해 부동산 업계에 만기 도래 혹은 만기 이전 재판매 채권 물량이 6858억 위안으로, 지난해보다 25% 많다. 이중 사실상 '정크본드'로 간주되는 AA 등급 이하 채권 물량이 1760억 위안으로, 2018년보다 46% 많다.
장밍 핑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채권 디폴트가 주로 제조업 기업 집중됐다면 올해는 자금난을 겪는 중소 부동산 개발상이나 지방 중소 융자플랫폼으로 디폴트 리스크가 번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과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를 우려하는 중국 지도부가 규제 고삐를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