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식시장이 새해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3일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의 대표 정보기술(IT)기업의 애플발(發) 충격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이 줄줄이 추락했고, 베트남 증시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전일 대비 13.53포인트(p), 1.52% 하락한 878.22p로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유지됐던 890p선도 무너졌다. 시가총액과 거래액 상위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는 전일 대비 16.87p(1.97%) 빠진 838.79p로 마감했다.
호찌민과 하노이 두 시장은 이날 거래 시작부터 부진했다. VN지수는 거래가 진행될수록 하락폭을 확대했다. HNX지수는 거래 시작 직후 100p 아래로 추락하는 급락세를 보였다가 이내 다시 급등하기는 했지만, 줄곧 하락을 의미하는 ‘붉은장’을 연출했다.
현지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는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약해진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베트남비즈는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미국 애플 쇼크로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미끄러지면서 베트남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 코스피는 애플 쇼크로 전일 대비 0.81% 빠진 1993.70p로 거래를 마치며 2000p 아래로 추락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6년 12월 7일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서 애플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19 회계연도 1분기(국내 회계기준 2018년 4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춘 840억 달러(약 94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앞서 애플은 2019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890억~930억 달러로 계획한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가이던스에서 나타난 매출 감소는 대부분 중화권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애플 실적 둔화 여파는 반도체 업종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고,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확대됐다.
한편 이날 특징 종목으로 소비재 섹터의 비나밀크(VNM), 사이공맥주(SAB), 마산그룹(MSN) 등은 각각 0.89%, 1.33%, 0.7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은행 섹터의 대표 종목은 이보다 높은 하락폭을 나타냈다. 군대산업은행(MBB), 베트남개발은행(BID), 베트남산업은행(CTG) 등은 각각 4.39%, 4.48%, 4.74%가 추락했다. 이외 텍콤뱅크(TCB), VP뱅크(VPB) 등은 2.34%, 2.06%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