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디지털화를 통한 섬유패션산업의 새로운 변신

2019-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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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창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정동창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섬유패션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계 섬유패션산업은 정보통신 및 문화산업과 접목해 지식산업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지속 성장하고 있다. 자라(Zara)는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해 통상 6개월인 리드타임을 2~3주로 단축하면서 재고를 줄여 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패션계의 넷플릭스(Netflix)로 불리는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온라인 패션 플랫폼 서비스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가총액 세계 2위인 아마존은 주문과 제조, 배송 등을 하나로 통합한 ‘온디맨드 의류생산 시스템(On-demand apparel manufacturing)’ 특허 등록으로 혁신을 주도하며 세계 의류업계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패션분야를 중심으로 기존의 제조 및 유통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클로버츄얼패션은 세계 3대 3D 의상디자인 소프트웨어사로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가상 샘플 제작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스타일쉐어는 일상 속 패션 스타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해외보다 한 발 먼저 도입했고, 크로키닷컴은 여성 쇼핑몰 모음 서비스 ‘지그재그’를 통해 소비자들의 패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주고 있다. LF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LF몰에 3차원 가상 피팅 서비스인 ‘LF 마이핏’을 시작했고, 한섬은 국내 최초로 AI를 활용해 디자인한 의류를 출시했다. 이와 같이 우리 섬유패션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출현과 IC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화를 통해 첨단산업으로 점차 탈바꿈하고 있다.
섬유패션산업이 변신하면서 동대문 패션시장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동대문 패션시장은 원·부자재 조달부터 기획·디자인, 의류 제조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프라를 갖춘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자기 완결형 산업집적지로, 3일이면 패션제품 유통이 가능하다. 최근 섬유패션산업에 있어서 리드타임 단축이 핵심 경쟁요소로 인식되면서 동대문패션시장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동대문을 중심으로 주문에서 생산까지 24시간 내 완결되는 디지털 패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동대문 패션시장이 세계적인 패션 메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섬유패션산업이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것은 사실이지만, 먼저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있다. 미래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끊임없는 혁신과 지속적인 교육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 디지털화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이 저조하고 전문 인력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국내 섬유패션기업의 약 91%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업 스스로 교육을 통해 혁신하고자 하는 경영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가 지향했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형 전략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제는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형 기업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1차 산업혁명이 면방직이라는 섬유산업에서 시작했듯이 4차 산업혁명에서도 섬유패션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특히 우리 섬유패션산업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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