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페그제를 사용하고 있어 미국 금리 정책에 영향을 크게 받는 홍콩이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홍콩 부동산 시장에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고대로 기준금리를 이상하자 홍콩 금융관리국도 즉각 기준금리를 0.25%p 높인 2.75%로 조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20일 보도했다. 달러 강세로 홍콩 자본시장 내 외자유출이 심화되는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홍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졌다. FT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 등 부채가 있는 가계의 상환 부담을 높여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홍콩은 세계에서 부동산 매입자의 부담이 가장 큰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천 국장은 "세계 거시경제가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전쟁 등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태"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의 타격으로 중국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해 중국 투자자들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홍콩으로의 자금 유입에 힘이 빠진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 중위안(中原) 부동산에 따르면 최근 홍콩 기존주택 거래가가 지난달 대비 약 1.43% 하락했다.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가도 올 들어 내리막길을 지속 중이다. 신훙지(新鴻基), 헝지자오예(恒基兆業) 등 대형 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이 두 기업의 올해 들어 주가 하락폭은 각각 16%, 13%에 이른다.
이처럼 홍콩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일각에서는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내년에 홍콩 집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시장 자체가 완전히 무너질 정도의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미국 CNBC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바탕으로 "홍콩 부동산 시장은 '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지 위기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홍콩으로 이주하는 중국인들의 잠재적 부동산 수요 등이 내년 홍콩 부동산 가격 급락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에 소재한 부동산투자회사 포트우드 캐피털의 설립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심한 부동산 시장이 바로 홍콩이라며 내년 말 최대 20% 낙폭을 예상했다.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해 중국발 금융위기 등 대형 돌발변수가 아니라면 이 이상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상당수 투자기관의 예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가, 미국발 통화긴축 기조 영향에 따른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홍콩 부동산 가격이 내년 말 기준 10~20%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