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의 부회장을 체포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노골적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비난했다. '합법'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현대판 '벌거벗은 임금님'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신경보(新京報)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인 17일 오후(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이 중국 억류된 캐나다인 2명의 석방을 주장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 중국 국민을 체포한 후 양국은 스스로 법과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면서 "이는 현대판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어떤 황당한 말을 하고 그 어떤 '합법'의 외투를 입어도 사실 무시하고 법치를 무시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캐나다 당국은 지난 1일 미국 정부 요청에 따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은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체포했다. 멍 CFO는 11일 조건부로 풀려난 상태로 현재 밴쿠버에 머물고 있다. 보석과는 관계없이 미국 인도를 위한 심리는 예정대로 추진될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캐나다인 2명을 억류 중이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캐나다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 대변인은 "최근 들어 정의감을 가진 수 많은 캐나다 국민들이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에 서신을 보내거나 현지 언론 매체를 통해 캐나다가 비합리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을 취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유명한 경제학자를 포함해 다수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화웨이' 사태의 본질과 이로 인한 피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꼬집었다고 소개했다.
양국의 태도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국이 잘못을 바로잡아 중국 국민을 풀어주고 그녀(멍완저우)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특히 미국이 체포령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은 최근 양국 정상이 만나 90일간의 '휴전'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협상을 위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화웨이의 사실상 2인자이자 '0순위' 후계자로 알려진 멍 부회장의 체포는 의미가 크다. 화웨이가 무역전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고 멍 부회장이 '희생양'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멍 부회장의 미국 인도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는 내년 2월 6일에 이뤄질 예정으로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최대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