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앞서 공개된 외환보유액이 4개월 만에 증가한 것과 엇갈린 모습으로 중국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았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중국 외평기금은 21조2600억 위안으로 지난달 대비 571억3000만 위안 감소했다.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자 지난 8년래 가장 낮은 액수라고 제일재경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외평기금은 외환보유액과 함께 외화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인민은행은 지난 7일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617억 달러로 전달 대비 86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왕춘잉(王春英) 중국 외환관리국 대변인은 "올 들어 대외환경의 불안정·불확실 요소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 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위안화 환율의 양방향 탄력성도 커진 상황"이라면서 "외환시장의 수급이 기본적 균형을 이뤄 자금 이동 흐름도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중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개혁·개방 확대에 따라 중국 경제발전 동력도 한층 강해질 것이며 이는 외환시장의 전반적 안정을 지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향후 전망도 낙관했다.
하지만 이를 중국 외환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으로 보고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데 지적이 나온다. 외환보유액의 경우 올 들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연초의 3조1399억 달러와 비교해 11월 기준 782억 달러가 줄어들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전망도 불안하다. 외화의 이동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는 중국 경제 성장률과 환율 변화를 꼽을 수 있는데 일단 성장률은 내년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올해 성장률이 6.6~6.7%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6.2~6.5%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19일 시작되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6% 혹은 6~6.5% 밴드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환율과 관련해 중국 당국은 안정을 자신하고 있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언급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속도를 올리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민은행은 17일 36거래일 만에 공개시장조작에 나서 시중에 거액의 유동성도 주입했다.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 등을 중단했지만 납세일 도래, 지방정부 채권 발행 등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이와 함께 연내 추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은 현실과 멀어졌다.
올해 위안화가 달러대비 절하 흐름을 보인 배경에는 무역전쟁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기조, 그리고 경기 부양과 부채 리스크 경감을 위한 인민은행의 상대적 통화완화가 꼽힌다. 중국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히 큰 만큼 필요한 곳에 '돈을 푸는' 통화 운용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