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 위안화가 국제 통화로서의 위상을 서서히 갖춰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달러화·유로화·파운드화·엔화에 이어 글로벌 5위 결제 통화로 올라섰고, 외환 보유액 순위도 6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교통은행의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원·위안 직거래시장 및 한국 위안화 청산은행 4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2018년 상반기 위안화 국제 결산 금액 합계는 6조6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며 "국제 결제시장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사용된 통화"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위안화의 국제 투융자 통화 기능 발휘에 도움이 됐다"며 "2017년 중국 일대일로 연선 국가와 지역과의 무역 규모는 7조4000억 위안으로 동기대비 17.8%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당분간 위안화 절하 심리 영향으로 위안화 활용이 제약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의 개방 정책과 맞물려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위안화 활용 루트가 다양해지고 기존 '기관'에서 '개인'으로 확대돼 위안화를 활용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가 다양하게 활용되면 우리나라의 무역결제 확대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이 위원은 2023년에는 지난해의 3배 규모인 40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 통화 환경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2023년 중국의 GDP 규모가 일본의 3.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늘어나고 중국의 정책 추진에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