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내린 선진국들…"득보다 실"

2018-12-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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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치연구원, 해외사례 통한 수수료 인하 영향 분석

[자료=파이터치연구원 제공]
 

과거 호주와 스페인, 미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한 뒤 카드이용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2007년부터 12차례에 걸쳐 카드수수료가 인하돼 온 만큼 카드 이용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이 발간한 '해외사례를 통한 카드수수료 인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직접 나서 카드수수료를 인하했던 호주와 스페인, 미국의 경우 카드 연회비 인상, 부가서비스 축소 등으로 인해 카드이용률이 최대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수수료를 줄이면 카드사들은 수익 보전을 위해 수수료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조달비용을 소비자에게 전환해 연회비를 인상하거나 소비자 혜택에 해당하는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밖에 없다.

실제 2003년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을 0.95%에서 0.55%로 42.1% 인하한 호주의 경우 이후 카드 연회비 인상으로 카드이용 성장률이 반토막 났다. 호주의 신용카드 평균 연회비는 2001년 52.7달러 수준이었으나 카드수수료 인상 뒤인 2004년 80.3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연회비가 오른 이 기간 동안 신용카드이용 성장률은 약 20%에서 10%로 50.0% 감소했다. 여기에 소비지출의 0.81%를 차지했던 부가서비스 비중도 2004년 0.69%로 축소됐다. 해당 부가서비스 감소율을 적용했을 때 소비자의 신용카드이용 확률은 7.6%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페인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를 2005년 1.55%에서 2010년 0.64%로 인하했다. 이 기간 동안 평균 연회비는 22.9유로에서 34.4유로로 50.2% 인상됐고, 신용카드이용 성장률은 14.3%에서 4.5%로 68.5% 감소했다. 카드 부가서비스도 10% 가량 축소되면서 스페인의 카드이용 확률은 0.6~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2011년 직불카드 수수료를 건당 44센트에서 24센트로 낮췄다. 이후 2013년 직불카드 월회비는 12달러로 규제 이전(2009년 6달러)보다 두 배로 뛰었다. 직불카드 이용률도 23.7% 감소했다.

미국 카드사들은 직불카드 수수료 인하로 2011년 한 해에만 부가서비스 30%를 축소했다. 이에 따른 직불카드이용 확률은 약 1.4~3.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경우 2007년부터 12차례 걸쳐 카드수수료가 약 82.2% 인하돼왔다. 이는 앞선 호주와 스페인, 미국 사례보다 더 큰 인하 폭으로, 카드이용률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용카드지불시스템은 전형적인 양면시장"이라며 "해외사례에서 보듯 정부 개입으로 카드수수료가 인하되면 연회비가 인상되거나 부가서비스가 축소되고 이에 따라 카드이용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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