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무역 문제 등으로 독일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된 틈을 타 중국이 독일에 손을 내밀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독일 포섭에 나섰다.
1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동한 자리에서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과 독일은 다자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일방주의를 겨냥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국과 독일은 함께 손을 잡고 개방형 세계 경제를 건설하고,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시 주석은 "중국은 독일과 계속해서 고위층 간 긴밀한 소통을 희망하고 다양한 대화채널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길 바란다”며 “중국은 독일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중국의 이익을 공유할 의사가 있고, 독일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독일은 양국관계 발전에 만족하고, 중국과 대화와 이해를 더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독일은 또 중국과 이견을 좁히고, 협력을 심화하고, 국제사무에 관해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원한다"면서 "독일은 어떠한 형식의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양국이 함께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국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초 시진핑 주석은 유럽 순방을 통해 각국의 일대일로 참여 설득에 나서기도했다. 그 결과 지난 6일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일대일로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포르투갈 포섭에 성공했다.
미국과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군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담에서 독일의 일대일로 참여를 비교적 직설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도 최근 미국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