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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모피 납품업체들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세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이규진 기자 ]
"하청업자한테 알지도 못하는 백화점 택가격으로 세금을 매기는 게 말이 됩니까?"
영하 10도를 밑도는 매서운 한파에도 직원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진도모피 납품업체 사장은 울분을 토했다. 진도모피가 개별소비세를 납품업체에 떠넘기면서 영세한 납품업체들은 당장 파산 위기까지 몰리게 됐다. 이들 업체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건당 제품을 만들어 진도모피에 납품하고 있다. 모피를 제작하고 받는 돈은 건당 20만~30만원이다. 그는 "한 집에서 150자에서 200자를 생산해서 진도 모피에 납품하는데 갑자기 수십억원의 세금을 내라는 통보가 왔다"며 "손이 많이 가는 모피를 하루종일 작업해서 건당 20만원 움켜쥐는데 인건비, 자재비, 임대료 등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막대한 세금폭탄이 떨어진 건 원청업체인 진도모피의 절세기술 때문이다. 진도모피는 하청업체 명의로 모피를 수입하고 하청업체들을 독립 제조업체인 것처럼 꾸며 개별소비세를 떠넘겼다. 실제로 진도모피는 모피 원료 수입부터 자재, 생산, 계획 등 모든 업무를 관장하면서 납품업체들에게 갑질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못한 납품업체들은 이번에 세금까지 떠안게 되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들 납품업체는 실제 판매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2014년 이후 과세분까지 감안하면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013년 3분기부터 2015년까지 업체별로 적게는 20억원, 많게는 50억~60억원씩 총 25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모피업계 1위인 진도모피의 갑질 만행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패션업계에서 모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업계 맏형의 역할을 하지는 못할망정 원색적인 갑질을 저지르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상생해야 할 하청업체에 세금을 떠넘기고 관세청으로부터 세금을 잘 냈다며 표창까지 받았다. 진도모피는 표리부동한 자세를 버리고 억울함을 외치는 납품업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