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7일 카풀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한 후 가을께 서비스 출시 준비를 사실상 완료했다. 지난 10월에는 카풀 시범 서비스를 위한 운전자를 모집, 약 6만명이 등록했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생존권 침해가 주된 이유다. 이들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단체 4곳을 중심으로 지난 10월과 11월 두 차례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정치권은 중재자를 자처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왔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베타서비스 출시 전날인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TF에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TF장인 전현희 의원은 “예정대로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17일 출시한다면 현재로선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곧장 성명서를 내고 대정부 투쟁을 결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강행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묻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카오T의 택시 호출도 거부하겠다며 모든 택시를 동원해 끝장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에 발의된 카풀 금지법 통과도 촉구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번 결단으로 카풀 서비스가 개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카풀은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유형의 서비스로,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선 허용하고 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도 그동안 “택시업계는 중장기적으로 교통서비스가 혁신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생산적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반드시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승차공유 활성화를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