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를 비롯해 조합원 지위양도 규제 등 많은 규제들이 워낙 촘촘하게 엮여 있어서 거래가 쉽지 않아요.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은 못 팔고 사고 싶은 사람은 대출이 막혀서 못 사요. 9.13 대책 발표 전후로 전반적으로 3억원가량 가격이 빠졌어요." (반포주공 1단지 인근 중개업소 대표)
4일 방문한 반포주공1단지와 신반포4주구는 관리처분인가에도 불구하고 매수 심리가 살아날 기미는 없었다. 서울 서초구는 3일 반포주공1단지와 신반포4지구(한신4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신청한 관리처분계획안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두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양도세 외에도 조합원 지위 양도 강화, 1+1재건축에 따른 이주비 대출이 막힌 점 등도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조합원 입주권과 분양권 보유자를 유주택자로 간주하도록 했다. 문제는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기 때문에 1+1재건축 신청자는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강화돼 매물이 많이 나올 수도 없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아파트를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에 대해서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 추격세 따라 붙지 않기 때문에 양도세가 오르더라도 집값에 이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며 “다주택자들도 대출이 막혀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매수에 나설 수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주비 대출이 막혀, 매수하려다가 주저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실거래가는 9.13 대책을 전후로 3~4억원 가량 빠졌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전용 140.33 ㎡는 지난달 22일(계약일 기준) 40억8000만원(3층)에 팔렸다. 이는 지난 8~9월 거래금액인 42~45원보다 1~4억원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전용 106.25㎡는 11월에 33억(4층)에 팔렸으나 9월에는 38억(5층)에 실거래 신고됐다.
신반포4지구 상황도 비슷하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장기보유혜택이 사라져 양도세가 두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안다”며 “17평의 경우 양도세가 6000~8000가량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1+1 재건축은 추후 양도세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명확하기 않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짙다”고 상황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두 단지의 재건축이 주변 시세를 견인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해당 단지는 추후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으로 보여, 대기 수요가 굉장히 많을 것이다”면서도 “정부의 규제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변 단지들은 이제부터 사업을 추진하는 곳들이 다수여서 재초환 등 넘어야 할 파고가 높다”고 덧붙였다.
내년 하반기 이주와 관련해서도 “강동, 송파 등지의 입주물량이 2만 가구에 달할 정도로 워낙 많아, 이주에 따른 충격이 상쇄될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