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과 필리핀의 준결승 2차전 암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베트남비즈 캡처]
베트남 축구계가 갈수록 높아지는 국민들의 관심에 행복해하면서도 하늘 높이 치솟는 암표 가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베트남비즈 등 현지 언론은 3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의 2018 아세안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 1차전 승리로 6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준결승 2차전 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AFF 스즈키컵 규정상 준결승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고 승리를 얻는 팀이 결승 진출에 유리한다. 전날 베트남이 필리핀 원정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고, 승리까지 거두면서 베트남의 결승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로 인해 베트남의 결승 진출 확정을 현장에서 확인하려는 현지 축구 팬들이 티켓 구하기에 나서자 암표상들이 티켓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베트남축구협회(VFF)가 암표 거래를 막고자 준결승 2차전 티켓 2만5000장을 모두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인당 구매 제한 규정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암표 거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온라인 판매 시작 이후 하루 만에 매진된 티켓은 현재 암표상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 VFF가 온라인에서 판매한 AFF 스즈키컵 베트남-필리핀 준결승 2차전 티켓 가격은 구역별로 20만 베트남동, 30만 베트남동, 40만 베트남동, 50만 베트남동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가격대의 티켓은 찾아볼 수 없다.
베트남비즈는 “현재 준결승 2차전 티켓 가격은 기존 가격보다 10배 이상이 오른 상태”라며 “현재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암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한 암표 거래상은 페이스북에 40만 베트남동짜리 티켓을 950만 베트남동(약 45만4100원)에 내놓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하이퐁FC가 올린 '암표 불매운동' 공지. [사진=베트남비즈]
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베트남 축구 팬들은 서로 “암표를 사지 말자”고 외치고 있다.
한 베트남 축구 팬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베트남의 원정 경기 승리로 스즈키컵 결승 진출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6일 하노이에서 직접 우리 베트남의 결승 진출을 확인하고 싶지만, 표가 없다. 암표를 살 수도 있지만, 사지 않을 예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선수들도 우리가 암표를 사서 경기장에 오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TV 중계를 보면서도 충분히 우리 팀을 응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하이퐁(Hai Phong)을 연고로 하는 축구클럽 하이퐁 FC도 공식 페이스북에 “암표를 사는 것은 불법이다. 베트남 축구팀을 응원하는 마음은 알지만, 암표를 사서는 안 된다”며 암표 불매운동에 나섰다.
한편 베트남과 필리핀은 베트남 현지 기준 6일 오후 7시 30분(한국 기준 오후 9시 30분) 하노이 마이딘스타디움에서 준결승 2차전을 갖고,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진출자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