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 대만 지방선거 이후 양안(兩岸·중국 본토와 대만)간 경제 협력 교류가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탈(脫)중국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친중 성향의 국민당에 참패했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은 전체 22개 현·시장자리 중 3분의 2에 달하는 15곳에서 승리했다. 국민당이 확보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중국 본토와 교류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3일부터 사흘간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리는 양안기업가 서밋엔 대만 지자체, 대만 기업인들이 대거 몰려올 예정이다. 이는 11·24 대만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리는 양안 고위급 교류 행사다.
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새 조치에 융합하고, 새 비즈니스 기회를 함께 활용하자’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서밋엔 양안 정·재계 인사 1400명이 참석한다. 대만 전자기업 훙하이, 반도체기업 TSMC 등 대만 기업이 374곳 참석한다.
왕양(汪洋) 중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4일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한다. 또 류제이(劉結一)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도 참석해 대만 기업인들과 대화·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궈진룽(郭金龍) 베이징 당서기도 양안기업가서밋 공동 이사장으로 참석한다.
대만 측에서는 궈 서기와 함께 공동 이사장을 맡고 있는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전 부총통, 부이사장인 장빙쿤(江丙坤) 국민당 전 부주석이 참석한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국민당 소속 대만 진먼현 현장, 자이시 새장 당선자도 참석한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는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소감에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전제 아래 중국과 경제·무역 분야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서밋에는 스마트제조업과 장비, 종합협력교류, 현대서비스업과 문화아이디어 산업, 통신산업 협력, 에너지·환경보호 절약, 금융, 바이오테크와 헬스케어, 중소기업 협력과 청년창업인 등 8개 소주제로 세션도 준비돼 있다. 지난 2013년 처음 시작된 양안기업가서밋은 양안 기업인의 무역 및 투자 협력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특히 올해는 이 자리에서 양안간 각종 경제 투자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양안 금융협력도 '긴밀해지나'
최근 양안간 심도있는 금융 협력도 이뤄지고 있어서 주목된다. 대만계 금융그룹이 중국 본토은행 지분을 직접 매입, 2대 주주로 올라선 게 대표적이다.
대만 푸본(富邦)금융그룹이 지난 1일 중국 본토 샤먼은행 지분 19.95%를 직접 매입,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양사는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중국신문망이 2일 보도했다.
지난 2008년 대만 푸본금융은 홍콩 자회사 푸방은행을 통해 샤먼은행 지분을 간접적으로 인수했다. 푸본금융 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만계 금융회사들은 홍콩 등 제3 지역 자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중국 본토은행 지분을 매입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대만 푸본금융이 푸방은행이 보유한 샤먼은행 지분을 넘겨받으며 샤먼은행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업계는 대만 금융회사가 중국 본토은행 지분을 직접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양안간 금융협력이 한층 더 긴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스췬(吳世群) 샤먼은행 회장은 "푸방금융그룹은 샤먼은행의 중요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며 "양사간 전략적 협력은 양안교류의 축소판"이라고 전했다. 차이밍중(蔡明忠) 푸본그룹 회장도 "양사간 전략적 협력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며 "향후 10년간 양자간 협력은 더욱 풍성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본토 관광객에 '문턱' 낮춘 대만
한편 양안 관계 악화로 한동안 침체됐던 관광 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30일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에 따르면 대만이 중국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입국 조건 완화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중국 본토 관광객 입국 규정 완화를 골자로 하는 '대만 관광허가방법' 수정초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이 초안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초안에 따르면 대만 방문 중국 관광객의 계좌 잔고를 현재 20만 대만달러(약 728만원)에서 10만 대만달러로 낮추고, 기존의 1년에 최대 120일로 제한된 체류기간 한도도 완화할 계획이다.
양안 관계 악화속 중국 당국이 대만 관광을 제한하면서 2015년 418만명을 넘었던 대만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2016년 351만명, 2017년 273만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