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새 협상+추가관세 중단' 추진"…트럼프·시진핑 아르헨서 합의 모색

2018-11-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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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미·중 관리들 "中경제정책 변화 위한 협상 시작, 봄까지 美 추가관세 중단"

백악관 관리, 대중 초강경파 나바로 미·중 정상 만찬 배석 확인…"대중 강경파 우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중국 경제정책을 대폭 고치기 위한 새 협상을 시작하는 대신 미국이 내년 봄까지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중단하는 내용의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양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두 나라 정부는 지난 몇 주간 전화로 의견을 교환해왔다. 이번 주말에 예정된 양국 정상의 만남 직전에 논의가 절정에 도달할 전망이지만, 합의 여부는 미지수라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다음달 1일 현지에서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관리들은 다만 미·중 양국이 무역갈등을 완화하고 금융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문제삼는 중국 경제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새 협상을 시작하는 대신 미국이 내년 봄까지 중국에 대한 추가 폭탄관세 조치를 중단하는 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내년 1월 1일부터 10%에서 25%로 높이기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2670억 달러에 이르는 나머지 제품에도 폭탄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미·중 양국이 추진하는 새 협상은 이른바 '무역 구조(architecture)'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해온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강요, 국영기업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 지원은 물론 해킹 등을 통한 사이버스파이 활동 같은 비무역 이슈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협상이 될 전망이다.

중국 관리들은 새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추가 관세 유예 대가로 중국에 자국산 농작물과 에너지 관련 제품의 수입제한 해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외에는 미국이 중국에 구체적으로 뭘 요구했고, 중국이 어느 선까지 이를 수용하려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미국이 최근 유럽연합(EU),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협상에서도 부분 합의 모델을 추구했다며, 이번에도 이 모델을 따르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EU, 일본과 특정 분야에 대한 협상을 하는 동안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시 주석과의 담판을 앞두고 계속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최근 여러 발언을 통해 시 주석과의 회담 성과를 기대하지만, 실패할 경우 총공세를 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G20 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떠나기 직전에도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면서도 "우리가 그러길 바라는지 모르겠다. 나는 합의에 열려 있지만, 솔직히, 지금의 합의가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모순된 발언이 고도의 협상전략일 수 있지만, 백악관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압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최근 백악관에서는 협상을 중시하는 온건파보다 대중 압박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더 우세한 분위기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백악관의 한 관리가 이날 트럼프 행정부 내 대중 초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다음달 1일 예정된 미·중 정상 만찬에 배석할 것이라는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홍콩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처음 나바로의 미·중 정상 만찬 배석 소식을 타전하자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이날 저점을 찍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중 강경파가 우세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 뒤따르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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